[오피셜] 토트넘, 'SON 인종차별' 벤탄쿠르 징계 항소..."혐의는 인정, 7경기 금지는 과한 결정"→팬들 설왕설래

김아인 기자 2024. 11. 2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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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토트넘 홋스퍼 인스타그램 캡처

[포포투=김아인]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이유로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은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처분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소했다.


토트넘은 20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구단은 이번 주 초에 확정된 벤탄쿠르의 출전 금지 징계 기간에 항소를 했다. 우리는 독립 규제 위원회에 의한 벤탄쿠르의 혐의를 인정하지만, 그에 따른 제재 조치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벤탄쿠르는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국내 대회에서 뛰지 못하는 상태가 유지될 것이고, 이 기간 동안 클럽은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잉글랜드 축구협회(FA)에서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고, 징계가 확정됐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18일 “FA는 벤탄쿠르가 팀 동료 손흥민을 향해 했던 발언으로 7경기 출전이 금지됐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상세한 징계 수위도 알려졌다. '디 애슬레틱'은 “FA가 지정한 규칙 E3.1은 선수가 '모욕적인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E3.2 규정에 정의된 '중대한 위반'에 '인종, 피부색, 인종, 국적'이 담긴 발언이 포함된다. 3명으로 구성된 규제위원회는 지난 12일 회의를 열어 벤탄쿠르가 규칙 E3.1을 위반했으며 가중 위반이라고 판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원회는 만장일치로 벤탄쿠르를 국내 7경기 출전 금지, 10만 파운드(약 1억 7600만 원)의 벌금과 대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벤탄쿠르는 7경기 출장 금지와 더불어 벌금까지 물어내게 됐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그는 우루과이 TV 매체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했다. 함께 출연한 진행자가 한국 선수의 유니폼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벤탄쿠르는 “쏘니(손흥민)?”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쏘니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주면 어떤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라는 농담을 하면서 진행자와 함께 웃었다.


사진=트리뷰나

손흥민과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에 해당했다. 아시아인의 생김새가 모두 비슷하다는 말은 동양인에 대한 흔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꼽힌다. 이후 해당 발언은 일파만파 커졌다. 영국 'BBC'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서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을 조명했고, 영국 '타임스'는 벤탄쿠르의 발언이 FA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벤탄쿠르는 논란 직후 개인 SNS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나의 형제 쏘니!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아주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널 사랑한다는 것을 너도 알다시피 나는 결코 널 무시하거나, 다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을 거야. 사랑해 브로”라고 적었다.


그러나 24시간이 지나고 사라지는 형태의 게시물이었기 때문에 축구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손흥민이 약 5일이 지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했다.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사과도 했다. 그는 결코 의도적으로 그런 공격적인 발언을 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형제이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이미 지난 일이다. 우리는 프리 시즌 때 팀을 위해 다시 하나로 뭉칠 것이다”고 벤탄쿠르에게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사진=벤탄쿠르/손흥민 SNS 캡처

토트넘도 공식 채널을 통해 입을 열었지만, 별다른 징계 없이 인종차별에 관련한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프리시즌 기간 벤탄쿠르에 관한 질문에 이미 끝난 일이며, 손흥민의 입장을 따르겠다고 말하면서 말을 아꼈다.


지난 9월 벤탄쿠르에게 공식 기소가 결정된 후 손흥민이 벤탄쿠르를 재차 언급했다. 그는 “나는 그를 사랑한다. 우리는 좋은 추억을 많이 공유했다. 벤탄쿠르가 나에게 바로 사과했다. 당시 내가 휴가 중이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벤탄쿠르가 내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고, 그가 진심어린 사과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심정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벤탄쿠르는 그 뒤에 훈련에서 나를 보고 거의 울려고 했다. 정말 미안해 했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고 실수를 한다. 나는 벤탄쿠르를 사랑하고 우린 형제로서 함께 나아가고 있다. 영국 축구협회(FA)의 절차를 기다려야 하기에 이게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다”고 벤탄쿠르를 용서했음을 밝혔다.


사진=90MIN

벤탄쿠르는 기소에 대해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벤탄쿠르가 FA에 제출한 답변을 공개했다. 그는 방송에 함께 출연한 진행자가 문제가 됐던 손흥민을 '한국인'이라고 표현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진행자가 그런 용어를 사용한 것에 '놀랐고 불편했다'고 주장했다.


토트넘이 벤탄쿠르를 대신해 보낸 의견서에는 "벤탄쿠르는 진행자가 완전히 부적절한 일반화를 사용한 것에 대해 가볍고 농담 섞인 태도로 꾸짖기 위한 의도였다"고 되어 있었다. 그러면서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한국인이라 부른 것을 돌려 말하면서 부드럽게 꾸짖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 벤탄쿠르와 진행자의 대화가 자택에서 사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와 해당 언론사가 내용을 잘 편집해 방송할 것으로 합리적인 기대를 가졌다고 전했다. 벤탄쿠르는 자신이 편집 권한이 없으며 매체에서 이러한 발언을 그대로 내보내기로 한 결정에 대해 놀랐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도 FA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인종차별 발언이 맞다고 인정하면서 징계를 결정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토트넘에는 벤탄쿠르의 징계가 악재다. 유럽대항전 출전은 가능하기에 유로파리그 일정은 소화할 수 있지만, 프리미어리그(PL)와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경기는 출전할 수 없다. 당장 맨체스터 시티를 시작으로 풀럼, 본머스, 첼시를 차례로 만나고 사우샘프턴, 리버풀, 노팅엄 포레스트도 기다린다. 토트넘은 현재 5승 1무 5패로 리그 10위에 그쳐 있어 확실한 반등이 필요하지만 핵심 자원 벤탄쿠르의 출전 금지는 구단이나 손흥민에게나 좋은 일은 아니다.


토트넘은 벤탄쿠르가 징계를 받는 판결은 수긍하지만, 그 수위가 7경기나 출전 금지라는 것은 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여름 첼시의 엔조 페르난데스가 아르헨티나 동료들과 프랑스 선수들을 인종차별하는 노래를 불렀는데 구단 내부적으로 벌금 징계를 내린 것 외에는 FA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로드리는 유로 2024에서 스페인 대표팀과 축하 행사 도중 지브롤터가 스페인의 것이다고 말해 UEFA에서 1경기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이에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프리미어리그 구단들 역시 징계 수위에 대해 충격을 받았고, FA가 일관성 없는 징계를 내리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토트넘의 항소를 두고 여러 의견이 갈리고 있다. 주장 손흥민과 아시아인들에 대한 사과가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있고, 반면에 당사자끼리 이야기가 끝난 사안이기에 7경기나 출전 불과한 징계는 과하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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