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골프' 두고 또 거짓해명 논란…다시 드러난 '불통'

이헌일 2024. 11.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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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정상외교 대비' 해명에 "8월부터 쳤다" 지적 이어져
석연찮은 재차 해명까지 명태균 통화 거짓해명 논란과 판박이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활동을 두고 다시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국립대극장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활동을 두고 다시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명태균 씨와 통화에 대한 해명에 이어 이번에도 석연찮은 해명으로 '불통'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골프 논란을 두고 공세를 퍼부었다. 적절치 않은 시점에 골프장에 나간 점과 함께 대통령실이 거짓 해명을 내놓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강유정 의원은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골프 라운딩을 한 것을 두고 트럼프 당선을 대비한 외교를 위한 골프라고 해명했다"며 "그런데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11월 6일 이전인 8월부터 골프친 것으로 밝혀졌다. 7차례 라운딩 중 6차례는 트럼프 후보 당선 전이기 때문에 외교와 무관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의원은 "대통령이 골프를 8년 만에 친 이유를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던 것"이라며 "가장 근사해 보이는, 외교에 대한 대비를 한 것으로 설명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성회 의원도 "애초부터 트럼프 당선인 핑계를 대지 말고 '대통령이 합당한 이유가 있어서 골프를 쳤다. 더 자세한 말씀은 드릴 수 없다'고 하는게 맞지 않냐"며 "골프를 치는 장면을 들킨 다음에 '트럼프 당선인 때문에 친 것'이라고 말하는 순간 얘기가 꼬인 것"이라고 거들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 직후 골프장을 찾은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정상외교를 위한 준비 차원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12일 기자들에게 "트럼프 당선인은 늘 골프가 생활화돼 있는 분이고, 본인의 골프 루틴에 맞게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화가 이어지려면 우리 대통령도 공이 제대로 맞아야 되기 때문에 최소한 연습을 시작하는 것은 굉장히 오랜만으로 알고 있고,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은 8월 24·31일, 9월 7·28일, 10월 12일, 11월 2·9일 등에 골프장에 나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짓 해명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대선 몇 달 전부터 골프장에 나간 것이 트럼프 당선인과 정상외교를 대비한다는 목적이 맞냐는 것이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은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통령실 입장으로 보도됐던 내용이 오해를 살 수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모든 내용을 담아 얘기한 것이지, 어느 날 이후로 골프연습을 했다는 식으로 해명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당시 해명이 특정 시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도중 국민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대통령실

대통령실은 앞서 명태균 씨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거짓 해명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사실관계에 오해를 살 법한 해명을 내놓고, 이후 지적이 나오자 정확하게 그런 뜻이 아니었다는 또다른 해명을 내놓은 점에서 이번 논란과 유사한 지점이 있다.

지난달 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입장을 내놓으면서 윤 대통령이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당 고위당직자와 정치인을 통해 명 씨를 단 두번 만났고, 경선 막바지쯤 명 씨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을 받아들여 통화 또는 문자를 주고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민주당이 2022년 5월 9일 있었던 윤 대통령과 명 씨와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거짓 해명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기억을 못했을 뿐이라는 취지다. 그러나 이 해명을 두고도 비판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윤 대통령은 이후 대국민담화에서 직접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결국 주요 이슈 대응 방식에서 내외부적으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모습을 잇따라 노출한 셈이 됐다. 명 씨와 관련한 해명 당시에도 여당에서조차 대통령실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 맞냐는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의원은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홍철호 수석에게 윤 대통령이 8년 만에 골프채를 다시 잡은 이유를 들었는지 집요하게 캐물었다. 이에 홍 수석은 "대통령께 직접 여쭤보지 못했다"며 이유를 듣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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