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5일엔 이재명 ‘위증교사’ 선고…허위사실 인지 여부 쟁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오는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결론이 나온다. 지난 15일 허위사실 공표(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징역형(집행유예)을 선고받은 이 대표가 열흘 만에 맞닥뜨리는 정치적 고비라고 할 수 있다.

위증교사 사건의 기원은 22년 전인 2002년 이 대표의 ‘검사 사칭 사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는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의 분당 파크뷰 의혹 취재를 위해 한국방송(KBS) 피디(PD)와 공모해 검사를 사칭했다는 혐의(공무원 자격 사칭)로 2004년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당시 토론회에서 이 사건이 거론되자 이 대표는 ‘누명을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 발언과 ‘친형 강제입원’ 관련 발언 등을 포함해 이 대표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지만 2020년 대법원의 판결로 무죄가 확정됐다.

이로부터 3년 뒤 위증교사 수사는 검찰의 백현동 개발 비리 수사 과정에서 가지를 쳤다. 백현동 개발사업자이자 김 전 시장의 비서였던 김진성씨의 휴대전화에서 이 대표와 통화한 내용이 발견된 것이다. 자신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이 예정된 김씨에게 이 대표는 2018년 12월22~24일 전화를 걸어 “검찰도 나를 손봐야 되고 (성남)시도 그렇고 케이비에스도 그렇고 전부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나한테 덮어씌우면 도움이 되는 사건”, “(한국방송과 김 전 시장 간에) 교감이 있었다는 얘기를 해주면 딱 좋죠”라고 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내가 그때 (김 전 시장) 수행을 안 하고 있었다”는 김씨의 발언을 듣고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며 허위 증언을 요구했다면서 지난해 10월 이 대표를 기소했다.

위증과 허위사실·고의

위증교사 혐의가 인정되려면 위증을 지시한 사람이 거짓을 인지하고, 위증할 의사가 없는 상대에게 이를 실행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고의’가 인정돼야 한다. 검찰은 ‘들었다고 해주면 된다’는 이 대표의 발언이 “기억을 만들어내달라는 요구와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위증의 당사자인 김진성씨는 재판 초기부터 위증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재판 내내 ‘검사 사칭 사건’ 뒤 당시 한국방송과 김 전 시장 간에 자신을 주범으로 몰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통화에서는 ‘김 전 시장과 한국방송이 내게 덮어씌우려 한다’는 이 대표의 말에 김씨가 “사실은 굉장히 그렇게 가는 분위기”라고 호응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또 “김 비서관이 안 본 거, 뭐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고, 그쪽이 어떤 입장이었는지 그런 거나 좀 한번 상기해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도 했다. 자신과 김씨의 대화를 검찰이 짜깁기해 위증교사로 몰아갔다는 게 이 대표 쪽의 반박이다.

고등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는 “간접적인 정황이나 경위, 대가성 여부 등 간접사실을 통해서 그 부탁의 취지가 어떤 목적인지 검찰이 얼마나 입증을 했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라도 허위임을 인지했는지가 중요하다”며 “상대방이 위증을 했다고 증언을 한 상황에서는, 고의가 없었고 당사자가 (허위임을) 정말 모르는 상황이었다는 점이 법정에서 풍부하게 증명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증교사 양형, 징역 6개월~1년6개월

위증교사의 기본 양형기준은 징역 6개월에서 1년6개월까지다. 검찰은 가중 요소가 있다며 이 대표에게 최고 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조용현 법무법인 클라스 대표변호사는 “위증 사건의 경우 교사범에게 좀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혐의가 인정되면 변호사로서 위증을 교사한 점이 양형에 반영될 수도 있다. 고등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는 “피고인의 지위가 법조인일 경우 법을 잘 모르는 사람과 비교해 조금 더 불리하게 작용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6일 이 대표 위증교사 선고에선 실형이 선고되면 법정구속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이 사건을 적시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조 변호사는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은 다르다”며 “만약 법정구속을 하려고 해도, 별도의 국회 동의가 필요할 것이라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위증교사 선고 재판의 생중계 여부는 이번주 안에 결정된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