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구로시민들 ‘백지신탁 줄행랑’ 문헌일 전 구청장 고발한다

송진식 기자 2024. 11. 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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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 보궐선거비 27억여원 구로구청이 ‘선납’
“사기·직무유기 등 고발, 보궐선거비라도 내라”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서울 구로구 집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구로구 제공

서울 구로구 시민들이 백지신탁을 거부하며 구청장직을 돌연 사퇴한 문헌일 전 구로구청장을 사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내년에 있을 보궐선거 비용 27억여원도 문 전 구청장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20일 문헌일백지신탁거부사퇴책임추궁구로시민행동(이하 ‘구로시민행동’)에 따르면 이 단체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구청장을 사기, 직무유기, 업무상배임, 국고손실 등 혐의로 구로경찰서에 고발할 방침이다.

앞서 문 전 구청장은 지난달 15일 건강 문제 등을 들며 구청장직을 돌연 사퇴했다. 실제 사퇴배경에 주식 백지신탁 문제가 있음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올 3월 기준 공직자 재산현황 자료를 보면 문 전 구청장의 재산은 196억3446만원으로 서울시 구청장 중 2위였다.

문 전 구청장의 소속 정당이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10월17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런 공적 마인드 부재에 대해 참담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힘에서 이런 사람이 공천되는 일 없도록 하겠다”고 공개사과했다.

문 전 구청장의 사퇴로 구로구는 내년 4월 보궐선거를 통해 새 구청장을 뽑아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새 보궐선거 비용으로 27억3000만원을 책정하고 구로구에 선납을 요청했다. 이날(20일)은 보궐선거비 납부 마지막 기한일이었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예비비로 일단 납부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구로시민행동은 “문 전 구청장의 무책임한 사적 이익 추구 행위로 27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정 손실이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정작 문 전 구청장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뜻을 같이 하는 구로 시민들이 모여 문 전 구청장을 형사고발하고, 법적 책임을 촉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고발 취지를 설명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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