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투표, 공학 전환 반대가 99.9%…이래도 밀어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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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학 전환 반대 1971표로, 안건은 부결되었습니다."
이날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소집한 학생총회에선 '공학 전환'이 첫번째 안건으로 올라 반대 1971표, 찬성 0표, 기권 2표로 부결됐다.
그러자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공학 전환 논의 및 학내 폭력사태에 대한 입장문'을 내어 "모든 구성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계획 중이었다"면서도 학생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갈등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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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학 전환 반대 1971표로, 안건은 부결되었습니다.”
낮 기온 10도, 체감 8도의 쌀쌀한 날씨였던 20일 오후 3시 13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동덕여자대학교 운동장이 학생들 1900여명의 박수 소리로 가득찼다. 이날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소집한 학생총회에선 ‘공학 전환’이 첫번째 안건으로 올라 반대 1971표, 찬성 0표, 기권 2표로 부결됐다. 학생총회는 총학생회의 최고 의결기구로 학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토의해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다. 총회가 성사되려면 재학생(약 6500명)의 10%(약 650명)가 참여해야 하는데 이날 총회엔 1973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두꺼운 겨울 패딩을 입고 핫팩, 담요 등을 준비해 자리를 지켰으며, 방한용품 일부는 졸업생들이 지원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8일 학교가 공학 전환을 논의 중이라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리며 논의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 쪽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자 11일부터 본관 등을 점거하며 시위에 나섰다. 그러자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공학 전환 논의 및 학내 폭력사태에 대한 입장문’을 내어 “모든 구성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계획 중이었다”면서도 학생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갈등을 키웠다.
총학생회는 학생총회를 연 까닭에 대해 “대학본부가 지속적으로 학생회가 행동하는 방향이 모든 학생 의견을 수렴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표했다. 학생들의 의견을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해 전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학생총회에서는 ‘총장직선제 요구’에 대한 의견 수렴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선 찬성 1932명, 반대 0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22학번 ㄱ 학생은 한겨레에 “사실 여대라서 (동덕여대에) 지원하거나 입학한 건 아니고 공학 전환에 대해서도 중립적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이 불거진 뒤 여대라서 좋은 점을 인식하게 됐고 대학본부가 학생들을 대하는 비민주적인 태도를 지켜보면서 총회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입장문, (학교 관계자들이) 언론에 한 말 등을 보면 이번 사안의 책임을 학생들에게 전가하려는 것 같다”며 “부디 교육기관으로서 정체성을 되새기면서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20학번 사회과학대학 소속 ㄴ학생도 “(대학) 입학 뒤 대학본부의 비민주적 행정 때문에 해마다 시위를 한 것 같다. (학교가) 한 번도 저희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 남은 방법이 이거(시위) 밖에 없어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동덕여대학보는 지난 3월 경영대학 신설 등 학사제도 개편안이 대학평의원회에서 가결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 과정에서 대학본부의 비민주적 태도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고 보도했다. 동덕여대에서 학생총회가 열린 건 등록금 인하, 총장직선제 실현 등을 논의한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대학본부 쪽은 공학전환 추진이 확정되면 학생들로부터 의견 수렴을 하려고 했으며, 이번 시위로 인한 피해에 대해선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동덕여대 대외협력홍보실 관계자는 학생총회 결과에 대해 “의견 수렴 자료를 받으면 참조할 것”이라며 “전체 학생 6천여명이 다 참여한 건 아니기 때문에 추가 의견 수렴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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