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하룻밤에 울려퍼진 “사드 반대”…그날 소성리에선
(시사저널=공성윤 기자)
문재인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수송에 관한 작전 정보를 중국 측과 시민단체에 흘려 고의로 반발을 일으켰다고 감사원이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도로 이뤄진 사드 국내 배치 계획을 일부러 지연시켜 국내외에서 불거질 마찰을 피하려 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사드 수송 작전이 펼쳐진 4년 전의 하룻밤이 새롭게 비치는 배경이다.

20일 정부 등에 따르면, 감사원이 파악한 사드 수송 작전 정보의 유출 시점은 2020년 5월28일 이전이다. 이날은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 있는 사드 기지의 미사일을 교체하기 위해 육로로 수송 작전을 펼친 날이다. 정확히는 당일 밤부터 다음날인 5월29일 오전 6시경까지 작전이 진행됐다. 국방부가 작전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린 건 작전이 마무리돼 가는 5월29일 새벽 4시30분이었다.
당시 언론 보도와 SNS·시민단체 소성리종합상황실 등에 따르면, 작전이 실시된 2020년 5월28일 오후 8시가 되기 전에 경찰 버스가 사드 기지 앞의 소성리 도로에 진을 구축했다. 비슷한 시각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는 주민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집합했다. 오후 9시쯤이 되자 2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사드 반대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때 경찰이 투입한 인력은 3700여명으로 전해진다. 양쪽의 대치 과정에서 약 5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2급 군사비밀인데 미리 알리고 '기습 작전?'
당시 육상 수송 작전은 '기습 작전'으로 여겨졌다. 코로나 국면인데다 그전까지 군 당국은 주민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장비나 자재 등을 헬기로 날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감사원이 파악한 내용에 의하면 실제로는 갑작스럽게 이뤄진 작전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사전에 작전 정보가 민간에 전달된 정황이 나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드 수송 작전이 2급 군사비밀(secret)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는 군사기밀 보호법상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위험을 끼칠 것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가치를 지닌 것"이다. 해당 법률 13조에 따라 업무상 군사기밀을 취급하는 사람이 군사기밀을 타인에게 누설한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이 밖에도 문재인 정부는 중국 대사관 소속 국방 관계자에게도 작전 정보를 미리 설명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알려졌다. 중국은 시종일관 사드 배치를 반대해 왔다. 북한 견제용인 사드 레이더가 중국의 미사일 공격망도 탐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실제 수송 작전이 시행된 2020년 5월28일 전후에 중국 측의 반발은 없었다고 한다. 정부 당국은 다음날인 29일에 "작업이 이뤄지기에 앞서 중국 정부에 (작전에 관해) 사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때도 중국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군사비밀을 외국 측에 사전 전달한 사실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 측에 브리핑한 내용 중 군사작전이 포함돼 있다면 통상적인 외교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치 보복…격렬 시위 막으려 소통한 것"
감사원은 이번 감사 내용을 토대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서주석 전 안보실 1차장,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이기헌(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참여비서관 등 4명을 최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한다. 적시한 혐의는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과 직권남용이다.
민주당은 "정치 보복"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전(前)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는 "문재인 정부는 사드 배치를 의도적으로 지연한 적이 없다"며 "감사원은 정권의 돌격대 놀음을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또 사드 수송 작전 정보를 시민단체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두고 "사람들이 더 격렬한 시위를 하지 않도록 사전에 얘기하고 소통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중국 측에 전달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내용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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