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2031년 ‘개방형 야구장’ 재탄생···롯데팬은 왜 심드렁할까?
부산시가 마침내 사직야구장 재건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야구팬들의 반응은 신통찮다. 그동안 정치권과 부산시가 수차례 공수표만 남발해왔던 전례 때문에 ‘삽을 떠봐야 안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 자이언츠와 협의 진행 결과 등을 바탕으로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종합운동장 복합개발 계획을 담은 비전을 발표했다. 부산시는 관람객의 접근성과 이용 편리성, 구장 역사성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 결과에 따라, 사직야구장을 좌석 수 2만1000석 규모로 현재 위치에 2031년까지 건립하기로 했다. 부산의 열정적인 응원문화를 생생히 체감할 수 있도록 개방형 구장으로 조성된다. 전체 면적은 3만6406㎡에서 6만1900㎡로 대폭 늘어난다. 사직야구장이 건설될 당시 주변환경과 달리 아파트가 밀집된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그라운드 레벨을 낮추는 다운필드 방식으로 소음과 빛 공해를 최소화한다.
새 야구장은 복합 스포츠 문화 시설로 조성된다.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비시즌에도 쉬지 않는 구장으로 재탄생한다. 야구장 내외부에 스타트업 스튜디오, 스포츠펍·레스토랑과 키즈카페, 스포츠 제품 팝업 스토어, 어린이·청소년 스포츠 복합체험 공간과 아카데미 등을 운영해 야구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2031년 야구장 개장 전까지 사직야구장 임시 사용구장은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서 활용한다. 시는 내년에 사직야구장 설계 공모를 시작으로 2028년부터 2030년까지 재건축 공사에 들어간다. 리모델링 공사 비용은 시와 롯데 측이 7대 3의 비율로 부담하고,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추가 발생하는 리모델링 공사비용은 시가 부담한다. 박형준 시장은 “사직야구장을 국내 최고 시설을 갖춘 부산의 스포츠 랜드마크로, 종합운동장을 스포츠 여가 공간으로 조성해 새로운 개념의 지속 가능한 스포츠문화 콤플렉스로 시민에게 되돌려 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시의 이 같은 발표 후 야구팬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10여년도 훨씬 전부터 지방선거 때마다 시장 후보들이 사직구장 재개발, 돔구장 건립 등 장밋빛 청사진을 발표했으나 실제 사업으로 진행되진 않았던 전례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선거용 생색내기 공약이 선거 후에는 흐지부지 자취를 감추는 일이 이어졌다. 롯데팬에게 정치인들의 야구장 공약은 그야말로 허공에 외친 메아리같았다.
부산시는 이미 지난해 3월 사직야구장을 개방형 복합 스포츠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고 밝히며 2026년 7월 착공, 2029년 2월 개장 계획을 전했다. 그러나 야구장 대체 경기장 선정 및 공사비 분담 등을 서두르지 못해 결국 이번 발표에서 2031년 개장으로 2년이 늦춰졌다. 그 사이 공사비만 더 올라갔다.
야구팬들은 최근 뚜렷한 기후 변화 속에 날씨 걱정없이 야구를 할 수 있는 돔구장으로 바뀌길 기원했으나 비용 문제로 결국 무산됐다.
그동안 계속된 정치권의 공수표 남발과 부산시의 늑장 행정에 지친 야구팬들은 이번 재건축 확정 발표에도 미더워하지 않고 있다. 혹시나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각종 야구 커뮤니티와 게시판에는 “진짜 삽을 떠봐야 안다” “그동안 해온걸 보면 믿음이 가지 않는다” “미래를 보고 돔구장으로 하길 바랐는데”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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