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금투세 폐지' 이어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세수증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투세 폐지' 당론 결정에 이어 이번엔 재계 숙원 중 하나인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관련 "세수라는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배당이) 정상화되면 (세수)총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금투세 폐지, 배임죄 완화 언급 등으로 친(親)재계, '우클릭' 행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연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서 "배당소득세를 낮추자고 하면 세금 깎아주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거 대주주, 부자 세금 깎아주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저희도 고민인데 (배당소득 분리과세) 이게 국민여론과 좀 관련이 있다", "이게 정치적 쟁점이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저는 배당소득세를 낮추는 것이 세수 증대에 총액으로 보면 배당이 정상화될 수만 있다면 오히려 (세수가) 더 많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구체적인 필요성으로는 "지금 현재는 (배당소득세가) 지방세까지 합쳐서 49.5%인데, 지금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배당소득이 낮다"며 "공산주의 국가의 기업보다 어떻게 배당소득이 더 낮나"고 기업의 배당 활성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회사가 배당소득세가 너무 많으니까, 한 절반 가까이를 배당소득세로 내야 하니까 배당을 안 한다"며 "안 하고 (배당)유보를 시킨 다음에 회사가 덩치가 커지니까 자회사니 협력회사니 이런 거 만들거나 인수해서 부당거래로 빼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게 사실 매우 부당한데, 이제 그게 배당소득세가 너무 높으니까 그런 걸 촉발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배당소득·이자소득을 합한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이 넘을 경우 근로소득·연금소득 등 다른 종합소득과 합해 최대 49.5%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현행 과세체계를 개편해, 배당소득만 떼어내 단일 과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배당세 부담을 줄여 배당주 투자 유인을 높이자는 것으로 주로 '금투세 폐지'와 함께 재계 측이 요구하는 과세체계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요구하는 재계 요청에 "배당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후 민주당에선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필요하다는 측과 부자감세·세수결손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는 측이 나뉘어 당내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11일 당일 이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지금으로선 추진할 수 없다"라고 논란 확산에 선을 그은 상태다. 당시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현재는 배당소득세를 내는 분들이 상위 (소득) 1%"라며 "배당이 확대돼 더 많은 사람들이 배당소득세를 내게 되면 분리과세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일반투자자 간담회에 이어 오후엔 한국무역협회 윤진식 회장을 국회에서 접견하는 등 경제 관련 행보를 이어나갔다. 그는 윤 회장과 만나 "지금 수출환경이 매우 나빠지고 있다. 국가 간 경쟁도 매우 치열해지고 있고 특히 신냉전으로 불릴 만큼 진영대결도 격화되면서 우리의 수출 시장, 대외경제 영토도 매우 좁아지고 있다"고 경제 위기론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이 같은 위기상황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투자자 간담회에서 "정부가 산업·경제 정책을 통해 방향을 정해주고 우리 현장의 기업들에게 희망을 줘야되는데 그게 다 사라졌다"며 "이런 게 다 투자에 반영이 된다"고 했다.
또 국내 주식시장 위기 상황을 설명하면서는 "하나의 문제는 주식시장의 불투명·불공정성"이라며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어떻게 됐나 모르겠는데 (해당 주식) 거의 갑자기 다섯 배 올랐지 않나. 그것도 특정한 정치상황과 맞물려가지고... 이건 명확한 주가조작"이라고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의 주가조작 의혹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불공정 거래를 해도 힘만 있으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걸 전 세계에 지금도 광고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선 주가조작을 해도 힘만 있으면 절대 처벌받지 않는다, 이런 걸 전 세계에 광고를 했으니 누가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투자를 하겠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를 겨냥해 "자꾸 남의 나라 전쟁에 끼어들거나 쓸데없이 한반도 휴전선에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정부가 막아도 부족할 판에 조장을 한다"며 "'언제 전쟁이 날지 모른다', '혹시 전쟁이 나면 어떡하나', 이게 똑같은 주식인데 한국주식이라는 이유로 저평가되는 이유"라고 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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