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떠나는데··· 뉴진스, 온전히 ‘희진스’ 될까?[스경X초점]

김원희 기자 2024. 11. 2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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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왼쪽에서 세 번째) 전 어도어 대표와 뉴진스. 민희진 SNS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하이브 사내이사 사임을 선언했다.

민 전 대표는 2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오늘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한다. 또한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고, 하이브에 주주간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 지난 4월 하이브의 불법 감사로 시작된 7개월여 넘게 지속되어온 지옥 같은 하이브와의 분쟁 속에서도, (중략) 저는 하이브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기를 바랐고 삐뚤어진 하이브 내에서 뉴진스를 지켜내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하이브는 지금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기에 더 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으로 결단을 하게 됐다”고, 사임 및 법적 조치의 이유를 밝혔다.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지난 5월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그러면서 “하이브가 벌인 24년도의 만행은 케이팝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사안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 희대의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근 반년 동안 지치지 않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 주신 버니즈를 비롯한 많은 분께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함을 전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최악의 회사와의 싸움을 통해 최고의 사람들을 알게 된 것도 특별한 행운”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민 전 대표는 “제가 향후 펼쳐나갈 새로운 케이팝 여정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후련한 마음으로 누군가들에게 말씀을 전하며 글을 맺는다.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업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정말 나빴다’”고 하이브 방시혁 의장을 저격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이로써 민 전 대표와 하이브가 7개월여간 이어온 갈등의 한 부분이 마무리됐다. 갈등의 시작과 함께 양측은 대표이사직을 두고 각축을 벌여왔다. 결국 지난 8월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민 전 대표 측은 물론 뉴진스까지 나서 전속계약 분쟁까지 각오하며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했다.

그룹 뉴진스 멤버들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요구하는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라이브 방송 캡처



뉴진스는 현재까지 두 차례의 최후통첩을 날렸다. 지난 9월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원래 어도어로 돌려달라. 우리가 원하는 건 민희진 대표님이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어도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도어는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하는 것과 뉴진스의 프로듀서 자리를 보장하는 것으로 합의점을 제시했고, 결국 지난 13일 뉴진스 멤버들은 어도어에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사항을 모두 시정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들은 민 전 대표의 대표이사 복귀와 프로듀싱 전권 회복, 뉴진스의 사내 따돌림 문제 시정 등을 요청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전속계약 해지 예정”이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 가운데 민 전 대표가 자진해 사내이사직을 내놓고 하이브를 떠남으로써, 하이브에 남게 된 뉴진스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타협점이 사라지면서, 사실상 뉴진스 역시 계약 분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진스가 지난 16일 ‘2024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 소감을 통해 하이브 및 어도어와의 분쟁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어도어 제공



뉴진스는 지난 16일 ‘2024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시상대에 올라 소감을 전하던 중 다시금 민 전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저희가 언제까지 뉴진스일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멤버)다섯 명과 버니즈(팬덤명)가 만든 사이를 방해할 수 있는 건 없다” “뉴진스가 아니더라도 뉴진스는 네버 다이”라고 하이브를 떠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특히 “언제까지 뉴진스일지” “뉴진스가 아니더라도”라는 말은 하이브에서 나와 ‘뉴진스’라는 팀의 이름을 쓸 수 없을 걸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 뉴진스 역시 하이브를 떠나 민 전 대표와 새롭게 판을 짤 것인지 시선이 쏠리는 상황이다.

뉴진스의 국내외 팬들은 민 전 대표의 손에서 탄생한 뉴진스만의 색을 잃지 않기를 바랐던 만큼, 민 전 대표의 사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하이브와 민희진, 그리고 어도어와 뉴진스 사이에 남은 법적인 절차들은 절대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뉴진스가 바람대로 온전히 ‘민희진의 아이들’이 되더라도, 심각한 이미지 소비가 예고된 수많은 전쟁을 치른 후에도 예전과 같은 화력을 자랑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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