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대책 요구하니 '하퀴벌레' 취급했다"

최용락 기자 2024. 11. 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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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조선 하청 노동자들이 임금체불 근본 대책 마련,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조선하청지회가 원청인 한화오션에 요구한 사항은 △하청노동자 임금체불 근본 대책 마련, △하청노동자 연 성과급 100%, 상여금 50% 지급, △노조 활동 보장, △계약직·도급제 형태가 아닌 상용직 고용 확대, △성실 교섭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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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들, 단식 돌입…"조선업 초호황인데…굶어서라도 현실 알리겠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조선 하청 노동자들이 임금체불 근본 대책 마련,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이들은 회사 내에서 하청노동자를 향한 '하퀴벌레(하청 노동자+바퀴벌레)', '간첩' 등 혐오 표현이 난무함에도 사측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20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과 강인석 부지회장 두 사람이 오늘부터 단식에 들어간다"며 "밥을 굶어서라도 한화오션 하청노동자가 맞닥뜨린 현실을 알리고 호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선하청지회가 원청인 한화오션에 요구한 사항은 △하청노동자 임금체불 근본 대책 마련, △하청노동자 연 성과급 100%, 상여금 50% 지급, △노조 활동 보장, △계약직·도급제 형태가 아닌 상용직 고용 확대, △성실 교섭 등이다.

조선하청지회는 임금체불 문제와 관련해 "한화오션은 2024년 3분기까지 68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청노동자는 지난 2월과 5월에 이어 10월 월급날 가장 큰 규모로 임금이 체불됐다"며 "원청 조선소는 수백억, 수천억 원의 흑자를 내는데 하청노동자는 임금이 체불되는 것이 현재 조선소의 잘못된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금체불을 막기 위해서는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에 지급하는) 기성단가 인상, 합리적 시수(특정 작업 소요 작업량을 시간으로 표시한 것) 책정 등과 함께 공정 지연에 따른 추가비용을 하청업체에 모두 전가하는 악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선하청지회는 하청노동자 연 성과급 100% 지급에 대해서는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정규직 노조와 합의한 내용이지만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뒤 상여금 50% 역시 "하청업체와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른 것이지만 재원은 한화오션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원청의 책임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노조 활동 보장과 관련해 조선하청지회는 "노조를 혐오하는 재벌기업 한화오션은 하청노동자 20~30명의 천막농성을 막기 위해 노사협력팀, 상생협력팀, 정규직 현장 관리자 100여 명을 동원해 힘으로 밀고 들어왔다. 천막농성마저 하청노동조합에게는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조직적 폭력을 휘둘렀다"며 이의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 지난 11월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한 이후 "하청노동자에 대한 혐오와 증오와 모욕이 난무하는 익명 단체 카톡방이 빠르게 만들어졌다. 한화오션 직원만 가입 가능한 '블라인드' 앱에서도 혐오 발언이 넘쳐났다"며 "그곳에서 하청노동자는 '하퀴벌레'로 불렸다. 북한의 지령을 받아 투쟁하는 '간첩'이 됐다"고도 밝혔다.

조선하청지회는 "구사대를 동원해 풍찬노숙하는 하청노동자를 조롱하는, 온갖 혐오와 증오를 부기고 방관하는 한화오션에 보내는 마지막 경고"라며 "천막 농성 등 조선하청지회 노조 활동을 보장하라"고 밝혔다.

조선하청지회는 지난 3월부터 한화오션 30개 사내하청업체와 단체교섭을 시작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 8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과정을 거쳐 쟁의권을 획득했다. 이후 하청노동자 총궐기대회, 천막 농성 등 투쟁을 진행 중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20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앞에서 단식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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