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망친 작품”... 코카콜라 크리스마스 광고에 쏟아진 혹평
코카콜라가 1995년부터 선보인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연말 광고가 올해는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되면서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16일(현지시각) 미 포브스 등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최근 유튜브 등 각종 매체에 1995년 ‘휴일이 온다(Holidays Are Coming)’ 광고를 재해석한 연말 광고를 공개했다. 15~30초짜리 광고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한 한 마을에 눈 덮인 거리를 달리는 코카콜라 트럭과 뜨개 모자를 쓰고 코카콜라 병을 든 사람들이 등장한다. 북극곰, 사슴 등 동물들이 눈밭을 뛰어다니고 크리스마스 조명을 밝힌 트리도 등장하지만 이 모든 것은 실제가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광고는 시크릿 레벨(Secret Level), 실버사이드AI(Silverside AI), 와일드 카드(Wild Card) 등 3개 AI 스튜디오가 여러 개의 생성형 AI 모델을 활용해 제작했다.
광고 속 장면들은 빠르게 지나가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옥에 티’가 발견된다. 일례로 트럭 바퀴가 회전하지 않고 지면을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트럭이 도시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트럭의 비율이 왜곡됐고 행인이 트럭 문보다 크게 표현되기도 했다. 매체는 “이런 실수는 시청자가 주의 깊게 살피지 않는다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바로 오류를 지적하고 광고를 조롱했다”고 전했다.
많은 이들은 코카콜라가 아티스트의 작품 대신 AI 기술을 택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디즈니 ‘그래비티 폴스’ 제작자인 알렉스 허쉬는 56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 광고에 대해 “코카콜라가 빨간색인 이유는 실직한 아티스트의 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촌평했다.
네티즌들은 유튜브 댓글을 통해 “AI로 제작했다는 것은 애정이 담겨있지 않다는 의미” “불쌍한 코카콜라. 마케팅 비용이 부족해 AI를 사용하다니” “크리스마스를 정의하던 회사가 크리스마스를 죽였다” “AI가 크리스마스에 미치는 영향은 코카콜라가 우리 신체에 미치는 영향과 같다” “이토록 영혼 없는 크리스마스 광고를 본 적이 없다. 내 인생 최악의 크리스마스 광고” “AI가 망친 또 하나의 고전 작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코카콜라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항상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하고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는 인간 스토리텔러와 생성형 AI가 협력해 광고를 만들었다”며 “코카콜라는 인간의 창의성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최고 수준의 작업을 만드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AI 광고는 이번 시즌에 선보일 여러 광고 중 하나일 뿐”이라며 “실제 배우와 촬영 장소를 사용한 보다 전통적인 광고도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코카콜라가 마케팅에 AI 기술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3월 OpenAI와 협업해 ‘마스터피스(Masterpiece)’ 광고를 제작한 바 있다. 이 광고는 미술관의 그림과 조각품이 살아나 코카콜라 병을 전달하는 내용을 담았다.
니라즈 아로라 위스콘신-매디슨대 마케팅연구위원장은 지난해와 달리 이번 광고가 큰 반발에 직면한 이유에 대해 “많은 코카콜라 소비자들에게 크리스마스는 특별한 의미인데, AI 기술이 방해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팀 데스테파노 조지타운대 맥도노경영대학원 연구교수는 “소비자들이 이런 종류의 광고를 받아들이는 데 회의적이고 이를 꺼리는 면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제작비 측면 등에서 이점이 크고 기업들은 이 제작 방식을 계속 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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