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깅 하다보니 자연스레 텀블러 챙겨”[Life with Tumb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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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줍다 보니 일상에서 일회용품을 쓸 수가 없더라고요. 자연스레 텀블러를 챙기게 됐습니다."
11월 중순인데도 서울 낮 최고기온이 22도에 달했던 지난 15일 노원구의 한 공원에서 만난 청년 '플로깅(Plogging)' 클럽 '쓰레커'의 심성훈(30) 공동대표는 반팔 차림으로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들고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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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ith Tumbler - (5) 심성훈 ‘쓰레커’ 대표
일상에서 일회용품 안 쓰게 돼
텀블러 220회이상 써야 ‘가치’
사용횟수·쓰레기 수거량 기록
‘쓰레커’ 결성 이후 1.3t 주워
“길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줍다 보니 일상에서 일회용품을 쓸 수가 없더라고요. 자연스레 텀블러를 챙기게 됐습니다.”
11월 중순인데도 서울 낮 최고기온이 22도에 달했던 지난 15일 노원구의 한 공원에서 만난 청년 ‘플로깅(Plogging)’ 클럽 ‘쓰레커’의 심성훈(30) 공동대표는 반팔 차림으로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들고 나타났다. 그는 “기후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것 같다”며 “쓰레기 줍기와 텀블러 사용은 남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내 공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플로깅은 스웨덴어로 ‘줍다’를 뜻하는 플로카 우프(Plocka Upp)와 영어단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걷기 운동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말한다. 2016년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됐다.
쓰레커는 “재밌으면서도 의미 있는 취미를 만들어보자”는 심 대표의 발상에서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시기 야외활동을 원하는 청년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6년여간 쓰레커에서 플로깅에 참여한 청년들은 2500명에 달한다. 현재는 회원 300여 명이 격주마다 서울·충청·강원 일대에서 플로깅을 진행하고 있다.
심 대표는 쓰레기 줍기와 텀블러 사용이 의식적으로 실천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굳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들에게 모임이 있을 때마다 텀블러를 지참해달라고 했더니 이후 별도 공지가 없어도 텀블러를 챙기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심 대표의 ‘텀블러 목표’는 현재 가지고 있는 텀블러 3개를 향후 10년 동안 쓰는 것이다. 텀블러 사용이 환경보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습관과 재사용이 핵심”이라는 이유에서다. 심 대표는 “하나의 텀블러를 220회 이상 써야 비로소 가치가 있다고 들었다”며 “텀블러뿐만 아니라 옷을 포함해 모든 소비재를 최대한 오래, 반복해서 사용해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막연할 수 있는 환경보호를 일상 속에서 실천하고 싶다면 ‘기록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텀블러를 몇 회 사용하고, 쓰레기를 얼마나 주웠는지 액셀로 정리하고 있다”며 “기록을 모아서 되돌아보면 내 실천으로 일상에서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였는지 수치로 확인할 수 있고, 헛되지 않았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쓰레커도 플로깅을 할 때마다 회원들이 주운 쓰레기의 양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쓰레커 결성 이후 지금까지 참가자들이 주운 쓰레기양은 1.3t에 달한다.
쓰레커는 플로깅뿐만 아니라 기후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오는 23일에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정부간협상위원회(INC) 5차 회의가 열리는 부산에서 진행되는 ‘부산 플라스틱 행진’에 참여할 예정이다.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일에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심 대표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의지가 점점 강해지는 현상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청년들은 기후위기 피해 당사자들인 만큼 환경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라며 “회원의 나이를 제한하고 있지 않지만 쓰레커에 참여 의사를 밝히는 사람들 대부분이 2030세대”라고 전했다.
노지운 기자 erased@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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