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보다 수천만 배 빠른 양자컴퓨터, 한국 왔다
[앵커]
현존하는 컴퓨터 중 가장 빠른 계산 성능을 갖는 '슈퍼컴퓨터'.
그보다 더 빠른 '양자컴퓨터'가 국내 대학에 처음으로 들어왔습니다.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으로, 양자 분야 국제 경쟁력 강화 등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박나연 기자입니다.
[기자]
유리 벽 너머로 보이는 커다란 원통 구조물.
겉으로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스테인리스지만, 내부에서는 양자컴퓨터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온도를 영하 273도로 맞춰주는 냉각 시스템과 양자 칩이 모두 이 안에 들어있는 겁니다.
127큐비트 성능의 IBM 양자컴퓨터가 국내 최초로 연세대학교에 들어왔습니다.
일반컴퓨터는 0과 1만 인식해 순서대로 계산하지만, 양자컴퓨터는 0과 1이 공존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동시에 수많은 계산이 가능합니다.
일반컴퓨터로는 1억 년 이상, 슈퍼컴퓨터로도 수백 년이 걸릴 계산을 양자컴퓨터는 몇 초 만에 할 수 있어서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도가 무궁무진합니다.
[방정호 / 연세대학교 융합과학기술원 교수 : 신소재 개발이라든지 신약 개발 그리고 물류라든지 다양한 형태의 최적화 문제들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요.]
양자컴퓨터의 정보 단위는 큐비트인데, 큐비트 하나가 늘수록 성능은 2배씩 늘어납니다.
20큐비트는 성능 검증 단계, 50큐비트는 슈퍼컴퓨터를 넘는 활용 단계로 평가됩니다.
이번 IBM 양자컴퓨터는 127큐비트로 실제 연구개발이나 대규모 병렬 연산 등에 쓸 수 있습니다.
[정재호 / 연세대학교 융합과학기술원 양자사업단장 :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바로 이 양자컴퓨터를 활용해서 어떤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라든지 또는 양자컴퓨터 구동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입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빠른 시일 내에 확보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세대는 이번에 들여온 양자컴퓨터를 바이오 분야에 특화해 사용할 예정으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건축 공사가 한창인 이곳은 내년 2월에는 양자연구동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또, 2026년에는 IBM으로부터 127큐비트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의 양자컴퓨터도 들여올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의 양자컴퓨터 기술력이 세계 12위로 뒤처지는 가운데, 이번 고성능 양자컴퓨터 도입이 국내 양자 산업 활성화는 물론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사이언스 박나연입니다.
영상취재: 김영환
YTN 박나연 (p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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