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0년→10년 감형된 '롤스로이스' 사건, 대법서 확정

▲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 염 모 씨

지난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약물에 취한 채 차를 몰다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의 운전자가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을 확정받았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28살 남성 신 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오늘(20일) 확정했습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2일 저녁 8시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주변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당시 27살이었던 행인을 다치게 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뇌사에 빠진 피해자는 지난해 11월 끝내 숨졌고, 신 씨의 혐의는 도주치상에서 도주치사로 바뀌었습니다.

1심은 신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는 징역 10년으로 감형됐습니다.

2심은 운전자가 현장에서 고의로 도주했다는 점이 입증되지 못했다며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던 도주치사·사고후미조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위험운전치사·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등 2가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형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신 씨가 휴대전화를 찾지 못해 경찰에 직접 신고를 못하는 상황이었고, 병원에 갈 때는 구조대와 경찰이 사고 현장에 근접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직접 신고를 안 한 점을 탓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수긍하고 검찰과 신 씨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신 씨는 이와 별개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도 별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