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무임승차가 현실로…그런데도 본인은 억울하다네요"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11. 2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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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고민처방] (글 : 김태훈 교수)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말로만 듣던 무임승차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프로젝트 내내 소극적이고 일을 미루던 동료가 최종 보고서에 당당히 한 축을 차지했습니다. 막상 이런 일을 당하고 나니 무척 당황스럽네요..."

Q. 신제품 출시를 위해서 여러 팀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타 부서 팀원 중 한 명이 이런저런 핑계로 프로젝트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보고서에 본인의 지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무임승차를 들어본 적은 있지만 막상 당하고 나니 무척 당황스럽네요. 이의를 제기하자니 여러 가지로 부담스럽고 그냥 두자니 짜증이 많이 납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팀 프로젝트 수행 시 무임승차는 생각보다 만연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쉽게 해결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연자의 말처럼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쉽지 않고 이의를 제기한들 명쾌하게 해결되는 것 같지도 않거든요. 그렇다고 그냥 묻어둘 수도 없는 노릇이니 참 짜증이 많이 나는 상황일 수밖에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인력이 충분하지도 않은 상태인데, 팀원이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결과는 사실 뻔합니다. 다른 팀원들에게 돌아가는 부담이 커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프로젝트의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죠. 누군가는 대학생 시절 조별 과제 때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말하기도 할 정도니까요.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럴 때 피해자는 무척 많은데, 가해자는 거의 없다는 것이죠. 무임승차의 가해자로 지목받은 사람은 거의 대부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작업량이 많다거나 적절한 업무 분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거나 심지어는 다른 팀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았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결국 무임승차가 발생하게 되면 프로젝트의 성과는 물론이고 조직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충분한 보상을 받기는커녕 성과를 도둑질당한 사람은 일할 맛이 나지 않게 되고 팀원 간의 신뢰 저하는 물론 인력 이탈로 이어지고 남은 사람들은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인해 소진(burn-out)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무임승차, 대체 왜 벌어질까요?

도대체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 심리적, 구조적, 문화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요.

먼저 심리적인 요인으로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과를 모든 팀원이 공유하는 상황에서 개개인이 굳이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래서 구성원의 역할 분담을 명확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연히 무임승차를 막기 어렵습니다. 모두의 성공을 위해 구성원 모두가 열심히 일하는 조직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거든요.

구조적 요인으로, 평가와 보상 체계의 불명확성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전히 개인별 기여도 평가 방식 및 보상 체계를 도입하지 않는 조직이 많습니다. 다만 프로젝트가 끝나고 결과가 도출된 후에 일괄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은 구성원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구성원이 확인할 수 있도록 개별 업무의 진행 상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도구를 사용하고 팀원 간 상호 평가 방식을 도입하여 단계별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무임승차가 반복되면 이를 경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예상치 못한 반발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화적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의 리더 세대는 좁고 깊은 관계를 맺는 고맥락 사회에서 성장해 왔습니다. 그래서 융통성과 유연성, 원만함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개인보다 팀을 중시하게 됩니다. 게다가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당장의 성과를 내는 데 치중하게 되면서 이러한 문제 대처에 소극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결과만 좋으면 다 좋다는 생각을 이제는 버려야 할 때인데도 말이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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