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에는 경질해야 한다더니···사우디 잡고 확 바뀐 인니 여론, 이제는 ‘신태용 찬양 모드’, “신태용의 독창성”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자카르타 | AFP연합뉴스

일본전 완패 후 언론과 팬들로부터 강력한 경질 여론에 직면해야 했던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전 완승과 함께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다시 살려놨다. 여론도 한순간에 뒤바뀌어 신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2-0 완승을 챙겼다.

2020년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사상 처음으로 인도네시아를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결정되는 3차 예선 단계까지 진출시킨 것에 이어 이 단계에서 역사적인 첫 승리까지 이끌어냈다. 인도네시아가 서아시아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에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공격형 미드필더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인도네시아의 역사적인 승리에 앞장섰다.

페르디난은 전반 32분 역습 상황에서 라그나르 오랏망운의 컷백을 오른발 슈팅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해 선제골을 뽑더니 사우디아라비아의 맹공이 이어지던 후반 7분 역습으로 잡은 득점 기회를 골로 마무리 지었다. 인도네시아는 후반 44분 센터백 저스틴 허브너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하는 위기를 맞았으나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승리한 뒤 코칭스태프와 환호하고 있다. 자카르타 | EPA연합뉴스

신 감독은 지난 15일 열린 일본과 3차 예선 5차전에서 0-4 완패를 당한 뒤 인도네시아 언론과 팬들이 쏟아내는 격한 비판과 직면했다. 신 감독의 위기였다. 하지만 서아시아의 강호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무실점 완승을 챙기면서 이런 여론을 순식간에 바꿔놨다.

인도네시아 언론들은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리 이후 신 감독을 찬양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매체 ‘트리뷴뉴스’는 경기 후 ‘신태용의 독창성 : 포메이션을 변경하여 아랍 선수들의 고의적인 공격을 유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높은 위치부터 압박을 시작하기 때문에 3-4-3 포메이션에서 3-5-2 포메이션으로 바꿨다”는 신 감독의 말을 전하면서 신 감독의 전술에 대해 극찬했다.

세팍볼라는 경기 전 신 감독에게 응원을 보낸 팬들의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이 매체는 “신 감독은 오후 5시45분쯤 잔디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필드에 들어섰다”며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에서는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최근 불쾌한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신 감독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신 감독의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아이뉴스는 “한국에서 온 이 전술가는 오늘 경기는 2-0 이상으로 이겼어야 한다고 평가했다”며 완승에도 공격력에 좀처럼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신 감독의 반응을 전했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호주전을 지켜보는 신태용 감독(왼쪽). 자카르타 | AF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