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형 한계 못 넘어” 불 붙었던 호텔형 ‘실버타운’, ‘미분양’에 시름

조은임 기자 2024. 11.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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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불황의 그늘이 '실버타운'에도 드리워지고 있다.

고급화 된 호텔식 실버타운은 여유있는 고령층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등기가 나오는 분양형이 아닌 '임대형'이라는 데서 수요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수요가 없는 인구감소지역에 한해 분양형 실버타운 공급을 허용한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면서 "분양형 실버타운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완화를 업계에서는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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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심포니아·백운호수푸르지오 등 계약자 모집 중
“계약자들, 가족 대동해 수차례 상담… 신중 더해”
“분양형 실버타운 규제완화 해야”… 업계 요청 지속

부동산 경기불황의 그늘이 ‘실버타운’에도 드리워지고 있다. 고급화 된 호텔식 실버타운은 여유있는 고령층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등기가 나오는 분양형이 아닌 ‘임대형’이라는 데서 수요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자들은 ‘실버타운’ 규제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분양형 실버타운의 입지를 일부에 한해서만 허용해주고 있다.

20일 건설·시행업계 등에 따르면 건설사업관리(CM) 기업 한미글로벌의 부동산개발 자회사 한미글로벌디앤아이(D&I)가 공급하는 ‘위례 심포니아’가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아직 계약자를 다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월부터 계약을 받기 시작했지만 총 115가구의 주인을 모두 찾지는 못했다. 위례심포니아는 파구 장지동 891번지에 지하 4층~지상 9층으로, 각 가구는 실사용면적 43~57㎡로 구성돼 있다.

위례신도시에 거주하는 유모(67세·남)씨가 지난 6월 4일 '위례심포니아' 홍보관을 찾아 직원에게 홍보영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조은임 기자

강남권과 접근성이 뛰어난 장지동에 있는 이 실버타운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임대형’이라는 데 있다. 1, 2인 시니어 세대를 위한 특화설계가 적용된 데다 건강식 식단, 하우스키핑 서비스, 24시간 전담 간호사의 건강상담 등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실버타운이지만 실제 입주를 결정하는 데는 보증금을 차후 보장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위례 심포니아의 월세형은 보증금 4억∼5억7000만원에 월 이용료(생활비·식대 포함)는 1인 기준 310만∼360만원, 2인 기준 390만∼440만원 선에 이른다.

한미글로벌디엔아이 관계자는 “애초에 생각했던 것 만큼 빠른 속도로 계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계약자, 계약희망자들은 가족들이나 친지를 대동해 상담을 여러 차례 올 정도로 신중한 자세를 취한다”고 했다.

대형시행사인 엠디엠(MDM)이 시행을 맡고,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아 눈길을 끌었던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도 여전히 계약을 진행 중이다. 주거용 오피스텔과 노인복지주택이 섞인 이 단지는 경기 의왕시 의왕백운밸리 업무복합용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6층~지상 16층, 13개 동, 총 1378가구 규모다.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 536가구와 주거용 오피스텔 842가구를 함께 공급했다. 이는 자녀 세대와 부모 세대가 함께 거주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은 분양한 지 2년이 지났지만, 노인복지주택으로 공급되는 물량 일부가 여전히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MDM 관계자는 “백운호수가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해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했다.

실버타운 사업자들은 ‘임대형’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고령층은 등기를 받고 안심하고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거주지를 원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신(新)분양형 실버타운’ 방안을 발표하면서 실버타운 설립요건을 토지·건물 소유권에서 사용권으로 확대하는 등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하지만 민간 분양형 실버타운의 입지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제한해 불만을 사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수요가 없는 인구감소지역에 한해 분양형 실버타운 공급을 허용한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면서 “분양형 실버타운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완화를 업계에서는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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