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 ‘바우처 택시’ 예산 벌써 바닥…일부가 독점?

민소영 2024. 11. 1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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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장애인 등 이동이 불편한 교통약자를 위해 택시비를 보전해 주는 바우처 사업이 전국적으로 시행 중인데요.

그런데 일부 특정인이 독점하듯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주시 한 장애인복지관 앞.

파란색 스티커를 앞뒤로 붙인 택시가 오가며 승객을 태우고, 내려줍니다.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교통약자를 위해 제주도가 2022년 도입한 '바우처 택시'입니다.

평소에는 일반 택시로 운영하다가 콜센터를 통해 호출이 오면 교통약자를 태우는데, 이용자는 1천200원에서 시작하는 기본 요금만 내고, 자치단체가 나머지 요금을 보전해 주는 방식입니다.

제주에서 운행 중인 바우처 택시는 모두 174대.

지난해 월평균 2만여 건이었던 이용 건수는 올해 10월까지 월평균 2만 5천여 건으로 급증해, 이미 지난해 이용 실적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바우처 택시 이용 건수는 25만 4천여 건.

택시요금 40억 3천200여만 원 가운데 35억 6천100여만 원을 제주도가 보전해 줬습니다.

문제는 이용 실적이 특정인에게 몰렸다는 겁니다.

이 기간, 4명은 1천 번 이상 바우처 택시를 불렀습니다.

하루에 3번꼴로 이용한 셈입니다.

열 달 동안 2천만 원 가까이 나온 이용자도 5명이 넘었습니다.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탄 사람은 중형차 가격보다 비싼 4천9백만 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일부 특정인이 마치 자가용처럼 이용하다 보니 올해 예산이 벌써 바닥났습니다.

[한동수/제주도의원 : "예산이 빨리 소진돼 버릴수록 정상적으로 이용하시는, 정말 교통이 불편하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이용을 못 할 수도 있거든요."]

어르신 행복택시가 사용 횟수와 지원금 상한선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교통약자 바우처 택시는 제한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최근 택시요금이 두 차례 오르기도 한 데다 이 같은 이용자 쏠림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며,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고준용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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