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도로 위 상판 철도’ 추진에…정치권·시민단체 “반대”

백경열 기자 2024. 11. 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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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4호선’, 7756억 들여 2030년 완공 목표 사업 착수
분진 피해·사고 위험 우려 ‘지하화’ 주장…시 “변경 어려워”

대구시가 도심 주요 도로에 상판을 얹는 방식으로 도시철도 4호선을 건설하려는 것을 두고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음과 분진 피해가 우려되는 데다 일조권 침해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도시철도 4호선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도시철도 4호선 건설사업은 총연장 12.6㎞ 구간(수성구민운동장~동대구역~경북대~엑스코~이시아폴리스)에 정거장 12개와 차량기지 1곳 등을 짓는 공사다. 국비를 포함해 총 775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시는 대구도시철도 4호선을 ‘철제차륜 AGT’(자동안내차량) 방식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노선 전체를 따라 도로 한가운데에 약 19m의 기둥을 세우고 상판(폭 7.69m)을 올려 철로를 만드는 방식이다.

대구시는 AGT 방식의 경우 제품을 국산화할 수 있어 앞으로의 확장성이 크고 유지·관리비가 모노레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현재 서울·부산·인천 등에서 운영 중이라는 점도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철제차륜이 도심 상공을 달리는 과정에서 소음과 분진 피해는 물론 일조권까지 침해받는 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3호선 모노레일이 2개 레일(각각 폭 0.85m)로 운행되는 것에 비해 도심 경관을 해치고 사고 위험도 키운다는 게 시민단체 주장이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철제 AGT 방식인 인천 2호선과 고무 AGT 방식인 부산 4호선은 일부만 지상 구간이고 도심지는 모두 지하 구간”이라면서 “지역 인구 감소세 등을 고려할 때 4호선 건설을 중단하는 등 대중교통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주민 피해가 예상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국민의힘 소속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28일 대구시·국민의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4호선 차량 방식을 다시 검토해달라고 대구시에 요청하기도 했다.

우재준 국회의원(북구갑)은 정거장 12개 중 1개를 줄이고 도심을 지나는 8개 역사를 지하화하자고 주장한다. 우 의원은 “지난해 대구시와 함께 사업비를 추산한 결과 약 26%만 증액하면 지하화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다”면서 “사업 타당성을 다시 검토받을 정도로 사업비가 늘긴 하지만, 지역 민심에다 정치권까지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박철희 대구시 철도시설과장은 “현재 안으로도 겨우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는데, 만약 (일부 구간 지하화 등) 재검토를 하게 된다면 용역 등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며 “최소 3년 이상의 기간이 더 소요되거나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어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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