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연세대 ‘수시 문제 유출’ 가처분 이의신청 결과 20일 낮 12시 발표”

연세대학교 /뉴스1

문제 유출 논란이 벌어진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 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의 효력이 있는지 오는 20일 결론난다.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는 효력이 없다면서 재시험을 요구하고 있고, 학교 측은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효력이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전보성 부장판사)는 19일 연세대가 낸 자연계열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심문에서 “20일 낮 12시 심리를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대학 입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최대한 빠르게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2일 치러진 연세대 2025학년도 수시 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에서 한 감독관은 시험 시작 시각보다 1시간 먼저 시험지를 배부했다. 감독관은 실수를 깨닫고 곧 수습에 나섰으나 그 사이 일부 수험생이 휴대전화로 시험 문제를 촬영해 외부에 유출했다. 그러자 같은 전형에 응시한 수험생과 학부모 등 18명은 재시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시험 효력의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도 함께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15일 수험생 측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수험생 측이 재시험을 요구하며 제기한 공동소송의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합격자 발표 등 후속 절차가 중지됐다. 연세대는 다음 달 13일 이 전형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자 연세대는 곧바로 이의신청을 하면서 신속히 기일을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도 제출했다. 가처분 상대방은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항고가 가능하므로, 연세대 측이 항고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연세대 측과 수험생 측은 효력 정지 가처분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두고 맞붙었다. 연세대 측 소송대리인은 “185개 시험장의 수험생 1만명 중 문제가 된 것은 1개 시험장 30명의 수험생”이라며 “(합격자 발표를) 연기할 경우 1만여 명의 수험생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측은 수험생 측이 주장하는 재시험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재시험을 실시해 합격자를 발표했다가 처음에 실시한 논술 시험이 무효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오면 법적 분쟁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전형 정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시로 이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논술시험만을 준비해 온 수험생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반대했다.

수험생 측을 대리하는 김정선 변호사는 “시험이 기능을 잃은 상황에서 어떤 선의의 피해자도 나올 수 없다”며 “합격자가 있다고 해도 (자연계 논술 입학 정원인) 260명의 합격 권리가 1만여 명의 공정성이 침해된 시험을 본 권리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심문 뒤 취재진과 만나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본안 판단 전에 신속하게 재시험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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