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총리실 업추비 6900만원 감액···"고통분담 차원"

김성은 기자 2024. 11. 1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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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한홍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1.12.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국회 정무위원회가 국무총리비서실을 비롯한 주요 산하기관의 업무추진비(업추비) 등을 삭감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대규모 세수결손이 이어진 만큼 고통분담 차원이란 설명이다. 다만 서민금융진흥원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위한 출연금은 370억원 증액하는 등 필요한 곳을 위한 예산 증액에 여야가 합의했다.

정무위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의결했다. △국가보훈부 △국무조정실 및 국무총리비서실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총 6개 기관이 정무위 예산안 심사 대상 기관이었다.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는 예정보다 한 시간 늦은 오후 6시쯤 시작됐다. 전체회의 전 이뤄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 막판까지 여야 합의에 난항을 겪은 지점은 주요 기관 업추비 삭감의 건이었다.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기능을 하는 국조실 및 국무총리비서실 내년도 예산 항목 중 '국무총리 국정활동 수행비'는 14억9900만원에서 9900만원이 삭감돼 14억원으로 책정됐다. 삭감액 중 6900만원은 업추비, 3000만원은 특수활동비(특활비)다. 야당은 당초 총 1억3000만원 감액을 요구했지만 여당과의 합의 과정에서 삭감의 폭이 줄었다.

이밖에 금융위원회 업추비는 3500만원이, 공정거래위원회 업추비는 1400만원이, 국민권익위원회 업추비는 1200만원이, 국가보훈부 업추비는 1000만원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추비는 1000만원이 각각 삭감됐다.

업추비 등 비용 삭감은 민주당이 밝힌 예산안 심사방향이기도 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잘못된 사안은 과감히 조정하고 국민에게 꼭 필요한 사안은 증액하겠다"고 밝혔었다.

정무위는 서민경제 지원 등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분야의 예산은 증액했다.

금융위원회 예산 항목 중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위한 서민금융진흥원 출연에 370억원을, 저소득 저신용자 지원을 위한 '햇살론 15'를 위한 서민금융진흥원 출연에 550억원을 증액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무위는 그러면서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지원정책을 가계부채 정책과 연계해 총량관리 부분에서 장기계획을 수립해 저소득, 저신용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 혜택을 원활히 누릴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 국회 소관 상임위에 보고한다"는 부대 의견을 달았다.

신용보증기금 예산항목 중 소상공인위탁보증 대위변제 예산도 520억원 넘게 증액됐다.

산업은행이 출자하는 혁신성장펀드 예산은 정권이 교체된 후 해마다 줄고 있는데 당초 제출됐던 2000억원 예산 중 238억원이 삭감됐다. 반면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반도체생태계펀드 예산은 각각 1000억원, 300억원으로 정부 원안대로 유지됐다. 신설된 반도체 설비투자지원 특별프로그램 예산도 2500억원 그대로 유지됐다.

한편 이번 예산안 심사 기간 중 주목됐던 국가보훈부의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제2독립기념관) 건립 예산은 사업내용과 사업부지를 변경함으로써 유지됐다.

보훈부는 수 백 억원을 들여 서울 등 수도권에 제2독립기념관을 새로 짓겠다고 해 올해 국정감사 기간 중 '졸속추진' 논란이 일었다. 정부가 제출한 이 예산 규모는 245억원이었다. 특히 이미 충남 천안에 독립기념관이 존재함에도 별도의 기념관을 서울 등에 짓겠다는 이유에 대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야당은 예산안 심사에서 관련 예산의 '전액삭감'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훈부는 광복80주년 특별관(제8관)이란 명칭의 새 시설을 기존 독립기념관 내 부지를 확보해 건립한다는 계획을 국회에 알려왔고 여야는 이 내용을 토대로 심사해 기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유지키로 했다. 관련 예산을 포함한 보훈부의 '독립기념관 운영 및 활성화' 항목 예산은 총 61억500만원이 증액됐다.

정무위 예산결산심사 소위원장을 맡은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어려운 상황이 많았지만 총 네 차례 예산결산심사 소위원회를 통해, 막판에는 '소소위원회'까지 구성해서 여야 합의를 통해 예산안을 의결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세수결손인 상황을 감안해 불요불급한 부분 예산을 삭감했고 여기엔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도 있었다. 이 역시 여야 합의를 통해 삭감이 이뤄졌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56조원이 넘는 세수가 결손된데 이어 올해도 30조원 가량의 세수 결손이 예상된다.

정무위는 지난 14, 15, 18 19일 4일 동안 소위원회를 열어 예산안을 심사했고 막판인 18일 오후부터 19일 새벽 1시30분까지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과 김남근 민주당 의원이 '밤샘 끝장 심사'를 벌인 끝에 여야 합의 예산안을 만들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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