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끝나지 않는 고통, 아동학대…피해 계속
[KBS 청주] [앵커]
오늘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사회적인 공분과 지탄 속에서도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그 피해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KBS가 그 실태와 현황, 그리고 과제를 심층적으로 짚어봅니다.
먼저,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 아동학대의 피해와 후유증을 이자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20년, 양부모의 학대 끝에 세상을 떠난 16개월 정인이.
이후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일명 '정인이 법'이 시행됐지만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는 경기도 양주의 한 태권도장 관장에게 학대를 당한 5살 최도하 군이 숨졌습니다.
최 군은 사망 전 두 달간 최소 140여 차례 학대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3년간 전국에서 학대로 숨진 아동은 무려 134명.
충북의 아동학대 신고 건수도 2021년 704건에서 2022년 809건, 지난해 874건으로 계속 늘고 있습니다.
학대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그 후유증은 성인이 돼서까지 계속됩니다.
아동학대 피해자인 40대 A 씨는 4살 때부터 10년 넘게 부모로부터 신체적, 정신적인 학대를 당했습니다.
[아동학대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단칸방이라서 창문이 없거든요. 불을 지르면 안 될 상황인데 (아버지가 불을) 질러서…. 다행히 살아남았죠. 4~5살 때부터 생애 최초의 기억이, 제가 재떨이로 맞아서 코피를 흘린 기억이 첫 번째 기억이에요."]
성인이 돼 부모에게 독립했지만 후유증은 치유되지 않았습니다.
길을 가다 갑자기 기억을 잃기도 하고, 작은 소리에도 놀라 아프곤 했다고 말합니다.
자다가도 공포가 밀려와 숨이 막히기도 합니다.
[아동학대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갑자기 (친구들이) 장난으로 고함을 지를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저는 일주일에서 한 달은 많이 아파요. (자다가도) 호흡이 안 되고,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너무너무 극도의 공포가 밀려오는…."]
그러나 정부와 자치단체는 학대 후유증에 시달리거나 치료가 필요한 아동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습니다.
[배기수/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 "심리 치유나 신체 장애 치료를 하면 평생 치료를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은 예산 지원 쪽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지금 지원이 잘 안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후유증이 심각한 만큼 피해 아동의 회복을 위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그래픽:박소현
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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