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이던 3총·3김…李 사법리스크 현실화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자 '대체재'로 거론되던 3총(김부겸·정세균·이낙연)·3김(김동연·김경수·김두관)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만 당내 균열 조짐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주류 친명(친이재명) 세력도 단속에 나서자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지층 여론을 살피면서 결정적인 계기가 마련되면 행보를 시작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이 대표 리더십 향방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2심 선고에 맞춰 본격적인 행동을 개시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부겸·이낙연·정세균 등 민주당 출신 전직 국무총리들(3총)과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 전현직 지사들(3김)은 차기 대권·당권 주자로 꾸준히 거론된다.
3총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행보를 하는 인사는 김부겸 전 총리이다. 김 전 총리는 오는 12월 1일 초일회와 만난다. 초일회는 박광온·박용진·송갑석·강병원·양기대·윤영찬·김철민·신동근 전 의원 등 15명인데, 주로 4·10 총선 과정에서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으로 낙선한 인물들이다.
김 전 총리가 비명계와 결집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김 전 총리는 지난 8월부터 방송출연 등 대외 행보를 본격화하며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두 달 전에는 광화문에 정책 연구소도 열었다.
다만 김 전 총리측은 정치권의 이런 해석에 선을 그었다. 김 전 총리측은 이날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초일회와 만남은 당초 예정돼 있다가 사정이 있어 12월로 미뤄진 것"이라며 "특강도 미 대선을 주제로 한정해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세균 전 총리는 현재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 전 총리 측은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정치적인 활동을 재개하는 등의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낙연 전 총리는 북한대학원대에서 한반도 문제를 공부하며 국가과제연구원 등을 열고 강연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 오는 12월 초에는 고려대에서 강연이 예정돼 있다.
김동연 지사는 최근 국회를 활발하게 오가는 행보를 하고 있다. 20일에는 박정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독대해 각종 현안 사업 예산을 증액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19일에는 경기도가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 협약식'에 참석했다.
김 지사 측은 경기도 현안과 관련한 방문이라고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외연확장 행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김 지사는 지난 1일 독일 출장 중에 친문(친문재인)계 적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만나 눈길을 끌기도 했다. 22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탈락하는 등 부침을 겪었던 친문·친노(친노무현) 세력을 규합해 당내 기반을 넓히는 작업도 꾸준히 해왔다. 김 지사가 도정을 위해 영입한 친문·친노 인사들은 20여명 정도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도 12차례 방문하는 등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민주당 8·18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일극체제'를 비찬했던 김두관 전 지사는 지난 18일 대통령실 앞에서 '임기단축 개헌'을 주장하는 1인 시위를 하는 방식으로 대외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20일에는 라디오 방송 출연을 통해 향후 활동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 유학 중인 김경수 전 지사는 당초 다음 달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시기를 늦췄다. 미국 정권 교체 이후의 한미 관계와 동북아 안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미국으로 가 한 달 정도 더 머물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의 2심 선고에 맞춰 귀국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선고에서 유죄가 나오더라도 친명계가 단일대오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잠잠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내년 초 공직선거법 사건 2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나올 경우 크게 술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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