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트럼프의 부활, 우리의 대응은

경기일보 2024. 11. 1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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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했던 국내외 언론들의 예상과는 달리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승리했다.

이렇게 트럼프 2기를 그래도 익숙한 구관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여러 전문가가 저마다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우리나라의 이해득실을 다르게 계산하고 있지만 트럼프 2기에 대한 우려는 공통분모다.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크게 요동친 것만 봐도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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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빈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스타트업본부장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했던 국내외 언론들의 예상과는 달리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승리했다. 트럼프는 화려한 부활과 함께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게 됐다.

흔히 ‘구관(舊官)이 명관(名官)’이라고 한다. 이 말은 어떤 직책에 있든 예전의 인물이 현재의 인물보다 상대적으로 나을 때 쓰는 속담이다. 곧 들어서게 될 트럼프의 새 정부는 중간에 바이든 정부를 거치긴 했지만 어찌됐든 트럼프 2기로 명명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트럼프는 ‘구관’이다. 이렇게 트럼프 2기를 그래도 익숙한 구관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여러 전문가가 저마다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우리나라의 이해득실을 다르게 계산하고 있지만 트럼프 2기에 대한 우려는 공통분모다.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크게 요동친 것만 봐도 짐작된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

2기 트럼프 정부가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지난 1기와 큰 차이가 없다. 이런 점에서는 구관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1기 때보다 더욱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펼칠 것이고 그 파급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은 우리에게 큰 불확실성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8대 무역 적자국(2023년 말 기준)이며 올 상반기에는 역대 최대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2기 트럼프 정부가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에 다양한 조치를 취할 것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실제로 트럼프 1기에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계속 감소했다가 집권 말기에야 회복됐다. 트럼프 2기의 통상 무역 정책을 면밀히 살피며 대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산업 중 하나는 주력산업인 반도체다. 한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국 중 하나이며 반도체는 우리 수출의 15% 이상을 차지한다. 경기도에서의 산업적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바이든 정부는 현재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는 ‘반도체법(Chips Act)’을 통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고 해외 기업의 투자를 장려하면서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주력했다. 트럼프는 이 법에 따른 미국 투자 보조금을 축소하고 새로운 협상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 투자를 계획 중인 국내 기업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중국 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도 예상돼 중국 모바일 제품 등에 들어가는 우리의 반도체 수출 물량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국의 영향력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해 볼 수는 있다.

다음은 자동차다. 자동차는 우리 수출의 약 1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중 약 47%가 대미 수출이다. 우리 자동차 산업에 있어 미국 시장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특히 전기차 분야 대미 수출은 2020년 이후 연평균 약 88% 증가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IRA로 잘 알려진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전기차 등 친환경 차에 대한 보조금 혜택, 세액 공제 등을 제공했으나 탄소중립에 반대 입장을 밝혀 온 트럼프는 미국 내 매장량이 상당한 석유, 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분야에 대한 투자 위축과 이에 따른 수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의 보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추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이에 따른 어려움도 계속될 것이다. 보호무역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보다 강도 높은 기술혁신으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는 노력을 지속해 현재의 어려움을 성장의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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