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 되나 울어야 되나"…집값 떨어진 지역민 푸념

시세 낮아진 만큼 주택보유세도 ↓

대전일보DB

정부가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3년째 동결하면서, 집값이 하락한 지방은 주택보유세 부담이 줄거나 올해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실화율은 공시가격이 시세를 얼마나 반영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국토교통부는 19일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69%로 정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이후 3년째 동결된 수치다.

현실화율이 동결되면서 공시가격에 실제 반영되는 시세 변동 크기가 중요해졌다. 시세가 올라가면 공시가격도 오르고, 시세가 떨어지면 공시가격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등 보유세를 부과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대전과 세종 등 비수도권은 아파트 실거래가(시세)가 떨어지면서 공시가격과 보유세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령 대전 동구 판암동 A아파트(전용면적 55㎡)의 1주택자는 올해 보유세로 7만 3186원을 냈는데, 내년에는 6만 8241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도 공시가격(7935만 원)이 올해(8510만 원)보다 6.75%가량 떨어지면서 보유세도 줄어든 셈이다. 공시가격은 시세에 현실화율을 곱한 가격이다.

다만 시세가 오른 지역 내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보유세가 늘어날 전망이다.

서구 둔산동 B아파트(전용면적 164.95㎡)의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401만 1672원으로, 올해 314만 7246원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공시가격(13억 4550만 원)이 올해(13억 900만 원)보다 2.8%가량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아파트의 내년도 보유세 추정치는 재산세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가정하고 산출됐다. 정부가 내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해처럼 1주택자에 한해 43-45%로 유지한다면 보유세는 추정치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시세에 따라 주택보유세 증감 여부가 달라지면서, 지역 아파트 소유주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집값이 떨어진 소유주들의 경우 세금을 적게 내는 건 좋지만 결국 집값이 떨어졌기 때문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의 한 아파트 소유주는 "집값 떨어져서 좋은 건 세금 적게내는 것뿐"이라며 "내후년에는 재산세를 많이 내도 좋으니 집값이 좀 올랐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