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삼성전자 주가…반도체 실적 개선이 키 포인트
- ‘자사주 효과’ 5만 원대 회복
- HBM4 진입·파운드리 발전필요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대장주 ‘삼성전자’가 롤러코스터 위를 달리고 있다. 한때 8만 원대를 기록하며 ‘10만 전자’를 앞두고 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4일에는 4만 원대로 떨어지다 최근에는 이틀 연속 급등하며 5만7000원대로 회복했다.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것이 반등의 계기가 됐지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8만→4만 전자로 추락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7만 원대에서 8만 원대를 오갔다. 특히 지난 7월 9일에는 종가 기준 8만7800원까지 오르면서 ‘10만 전자’ 달성에 대한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가 정점이었다. 8월 들어 다시 7만 원대를 기록하던 주가가 지난 9월 5일에는 종가 6만9000원으로 떨어졌고, 10월 10일에는 5만 원대까지 하락했다. 11월 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여파까지 더해지며 지난 14일 종가는 4만9900원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했던 2020년 6월 이후 약 4년 반 만에 최저가다.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에 따라 국내 증권 시장 전체가 요동쳤다.
삼성전자 주가 폭락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인공지능(AI) 학습·추론에 필요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 이슈가 가장 핵심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2단 HBM3E에 대한 기술개발을 완료했는데,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9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더군다나 SK하이닉스의 제품은 엔비디아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울트라에 탑재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고객사 신제품 라인업이 12단으로 수정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실제 제품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차세대 제품의 시장 진입 시점이 경쟁사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불안 심리까지 겹쳤다. 미국 대권을 차지한 트럼프가 공약대로 중국 수입품에 최고 60%의 관세를 매긴다면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인 중국 기업의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1400원을 오르내리는 고환율 탓에 높아진 환차손 우려로 외국의 투자자가 떠나는 것도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틀간 급등… 반등 신호?
최근에는 주가 반등 신호가 켜졌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3600(7.21%)원이 오르며 하루 만에 5만 원대를 다시 회복했다. 6거래일 만의 반등이었고, 외국인 투자자도 13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전환했다. 특히 이날은 삼성전자가 이사회를 열어 향후 1년간 총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한다는 계획을 의결했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이에 힘 입어 지난 18일도 삼성전자 주가는 2거래일 연속 급증했다. 18일에는 전날 종가 대비 3200원(5.98%) 올라 5만67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2014년 사례와 유사하다. 당시에도 하락세의 주가가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3개월간 주가가 14.5%가 올랐다”며 “당시 자사주 매입 결정으로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나타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주가 하방 지지선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이슈로 중장기적인 오름세를 유지하기는 힘들다며 결국 실적 개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자사주 매입 결정 후 단기 상승세를 시현하며 반등 계기로 분명히 작용했다”면서도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HBM4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 진입과 DDR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뚜렷한 감소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업황 개선, HBM 부문 개선 등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회복과 파운드리 부분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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