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발칙

이청산 백산안희제선생 독립정신계승사업회 이사장 2024. 11. 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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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산 백산안희제선생 독립정신계승사업회 이사장

발칙하다는 것은 몹시 버릇이 없거나 아주 괘씸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해 보는 것이 새로운 세상을 열 수도 있지 않을까? 그것이 언뜻 버릇이 없어 보이기도, 괘씸하게 보일 수도 있어 발칙하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아파트 열풍이다. 바다가 보이고, 역세권이고,학군이 좋아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는 아파트가 아니라 블랙핑크의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한 노래 ‘APT’는 발매 직후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류에서 K-컬처가 글로벌 무대로 부상하기까지는 30여 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K-컬처의 세계적인 인기는 관광 푸드 패션 뷰티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BTS 뉴진스를 키운 하이브가 자산 5조 원을 달성해 엔터테인먼트 기업 처음으로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초기 한류에서 현재의 K-컬처까지, 이 말은 외국에서 한국문화를 수용하는 현상을 말하고,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처음엔 ‘Korea Wave’와 ‘Hallyu(한류)’였는데 지금은 전 세계에서 K-컬처라고 한다. 한국문화에 대한 초기의 국제적 관심은 어느새 세계적 주목을 받는 글로벌 문화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K-컬처가 세계문화 시장의 큰 줄기를 형성하는 반면 우리의 정치는 어떠한가? 꼴이 말이 아니다. 정치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다. 과거에는 피지배층을 통제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으나, 근대 들어서부터 경제정책의 비중이 높아졌고, 특히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사회 계층 간 분쟁을 조정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리고 민주 사회에서 정치는 여러 파벌로 갈라져 있는데, 이들의 정치적 신념은 “어떻게”와 “왜”로 대표되는 방법론에 의해서 나누어진다.

우리 사회는 굉장히 정치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정치하는 사람을 보통사람과는 다른 별종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가 과거 유교의 영향으로 인해 정치 자체를 경원시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옛 성인은 관료가 되라는 말에 귀를 씻었다든지, 정치판은 혼탁하니 독야청청 혼자 깨끗하게 몸을 보전해야 한다든지 하는 의식이 뿌리 깊게 남아있어 일반 사람의 정치 참여를 곱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유교 자체가 정치를 경원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게 공자는 본인이 혼탁한 난세를 끝내기 위해 각국을 방황하며 조언을 멈추지 않고 학파를 꾸렸으며, 맹자는 ‘잘못된 왕은 갈아치워야 한다’ ‘백성을 착취하는 왕과 관료들은 도둑놈이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며 ‘인간에게 해를 끼치면 신(神)도 갈아치워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모든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의 권위를 마냥 인정하지 않고,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 혁명되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올바른 나라는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국민이 국가를 위해 존재하고 국가는 대통령을 위해 존재하는 꼴이다. 정치도 세계문화의 새 주류로 자리 잡은 K-컬처처럼 바뀔 수 없을까?

지금의 정치형태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거대한 간판을 가진 정당이 있고, 모든 의사결정권을 가진 정당 수뇌부의 지시를 따르면 공천을 받아 직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공천을 못 받고, 결국 무대를 떠난 배우처럼 대중에게 잊혀져 존재감 없는 죽은 배우가 되듯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던 정치인도 공천을 받지 못해 직위를 잃어버리면 식물정치인이 되니 자신의 가치관에 맞지 않더라도 충성해야 한다. 이런 정치형태가 아날로그적인 정치라면 디지털 시대에 맞는 디지털적인 정치형태는 없을까? 언제까지 패거리 정치에 볼모로 잡혀 끌려 다녀야 할까?


부의 재분배나 기득권층이 쥐고 있는 권리 타파를 통한 경제정의 실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 보호 및 환경보호와 같은 가치관으로 순수한 정치적 신념에 따라 활동하는 정치인들이 자신의 가치에 따라 결합했다가 또 다른 가치에 따라서는 의견을 달리해 헤어지는, 좀 더 유연한, 조직인 듯 조직이 아닌 그런 정치를 할 수 없는 것일까? 세상은 분 초로 변하는데 정치는 화석화되어 변하질 않으니 어떻게 젊은세대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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