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명은 여전히 초기 단계…실적 뒷받침 되는 수혜주는?[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4. 11. 19. 18: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생성형 AI(인공지능) 챗봇이 등장한지 2년이 지났다. 그간 AI 반도체회사인 엔비디아를 비롯해 수많은 AI 수혜기업들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했다.

하지만 최근엔 AI 기술을 통해 얻는 혜택보다 AI 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이 부각되면서 AI 혁명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됐다.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 자본지출 규모가 총 2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자본지출의 대부분은 데이터센터 건설과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칩 구매, 지속적으로 AI를 사용하기 위한 전력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다.

이에 대해 배런스는 AI 개발과 활용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긴 하지만 향후 수개월, 또 수년간에 걸쳐 AI 기술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이 비용을 훨씬 능가하는 놀라운 수준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배런스는 십수명의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터센터 설계자, 정책 전문가들을 인터뷰한 결과 한결같이 AI가 이미 업무 프로세스와 지식 활용을 바꾸고 직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000년초 닷컴 버블 붕괴를 기억하며 AI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AI 데이터센터는 고속도로나 송전선로와 비슷해 궁극적으로 더욱 생산적인 경제를 만들어낼 것이란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지속
버티브 홀딩스 최근 6개월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기존 데이터센터는 보통 50메가와트의 전력을 사용하지만 AI 데이터센터는 이보다 10배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에 전력 및 냉각 인프라 장비를 공급하는 버티브 홀딩스의 CEO인 지오다노 알베르타치는 자사 고객들이 500메가와트 이상의 전력 공급이 가능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기업 임원은 전력 공급량이 500메가와트가 넘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자신이 아는 것만 최소 10개로 모두 3년 내 건설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AI 투자 비용 급증세
AI 모델은 AI 모델을 훈련하는데 사용되는 컴퓨터 성능과 데이터의 양에 따라 계속 개선되는 '규모의 법칙'을 적용 받는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의 CTO인 마크 러시노비치는 "규모의 확장에는 끝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새로운 AI 모델을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계속 늘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오픈AI의 현재 GPT-4 모델은 훈련하는데 3억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다음 두 모델을 훈련하는데는 각각 수십억달러와 250억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되는 엔비디아 GPU 수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AI 회사인 xAI는 지난 9월초 10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호퍼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구매해 배치했다. GPU 구매 비용만 수십억달러에 달한다. 머스크는 xAI가 앞으로 수개월 내에 GPU 용량을 두 배인 20만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라클은 최근 내년 상반기까지 최대 13만1072개의 엔비디아 GPU를 제공해 AI 워크로드를 훈련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최대 규모의 GPU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라클 최근 6개월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마크 저커버그 메타 플랫폼스 CEO는 지난달 10만개의 엔비디아 GPU로 개선된 AI 모델인 라마 4를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라마 3가 1만6000개의 엔비디아 GPU로 훈련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필요한 GPU가 급속히 늘어난 것이다.

AI 모델 개발비 가파른 증가
뱅크 오브 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 2150억달러에서 2026년에는 3110억달러로 연평균 14%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향상된 AI 모델을 개발하는데 비용이 거의 10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데이터센터 구축에 들어가는 설비투자 금액은 현재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

물론 AI 개발에 드는 비용이 가파르게 늘어나는데 대해 AI 기술이 그만한 돈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막대한 투자금에 걸맞는 수익을 거둘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배런스는 AI가 기업 내부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잠자고 있던 정보를 빠르고 쉽게 찾아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능력이 있으며 이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AI는 생산성 향상 도구
델 테크놀로지스의 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 그룹 사장인 아서 루이스는 "전 세계 데이터 대부분은 콜드 티어(cold tier: 거의 찾지 않아 잠자고 있는 온라인 데이터 보관 장소)와 아카이브에 저장돼 있다"며 "이제 기업들은 이 데이터들을 이용해 AI 모델에 제공하고 이 데이터들의 온전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 클라우드의 한 직원은 점점 더 많은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들이 AI를 사용해 방대한 규모의 복잡한 데이터들을 분석해 조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네리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 CEO는 고객들이 거대언어모델을 선택해 자사 데이터에 맞춰 미세 조정하고 있다며 "가장 우선적으로 AI는 비즈니스 생산성을 강화하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AI 투자, 가치 창출로 이어져
1년 전에 엔비디아의 AI 시스템을 구입했던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최고 디지털 및 기술책임자인 그렉 마이어스는 "이 시스템 덕분에 회사의 역량이 향상됐다"며 "어려운 질병을 치료하는 신약을 찾는 것은 과학적인 문제인 동시에 계산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시스템을 통해 신약 개발에 도움을 받고 있으며 기존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해 향후 임상시험을 더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게 돼 임상시험 주기가 거의 2년 가까이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메타의 CEO인 저커버그는 지난달 실적 발표 때 AI 기반의 피드와 동영상 추천으로 올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사용자들이 보내는 시간이 각각 8%와 6%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현재 구글의 새로운 프로그램 코드 중 4분의 1 이상이 AI가 먼저 작업한 뒤 직원들이 검토하는 방법으로 생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최근 6개월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엔비디아, 주가 상승 여력은
배런스는 이 같은 AI 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가장 갖기를 원하는 AI 시스템이 엔비디아의 GB200 NVL72라고 지적했다. 이 AI 서버는 72개의 GPU를 통합해 한 서버 랙에 연결한 것이다.

버티브의 CEO인 알베르타치는 NVL72가 "놀라운 가치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NVL72가 이전 모델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강력해 AI 훈련과 쿼리 비용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배런스는 여전히 엔비디아가 AI 호황에서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추천했다. AMD나 인텔 같은 경쟁업체들은 지금까지 데이터센터에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엔비디아와 경쟁할 수 없었는데 NVL72의 장점을 고려하면 엔비디아는 내년에도 다시 한번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2년간 폭등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배런스는 강력한 장기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의 경우 2년 후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에 25를 곱해 목표주가를 산출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소개했다. 론 파인 캐피탈의 설립자인 스티브 만델이 이 방법으로 놀라운 투자 수익률을 올렸다는 지적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7년 EPS가 5.39달러로 전망된다. 배런스는 이 전망치가 너무 보수적이라며 엔비디아의 AI 칩을 위탁 생산하는 TSMC의 생산역량만 확충되면 2027년에 6.50달러의 EPS도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 25를 곱하면 목표주가는 162.50달러가 된다. 지난 18일 종가 140.15달러 대비 16%가량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버티브-오라클도 유망
배런스는 버티브도 수혜주로 꼽았다. 버티브의 전력 공급 및 냉각 시스템은 데이터센터 장비 시장에서 거의 대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버티브는 2027년 EPS가 5.50달러로 전망된다. 여기에 25를 곱하면 목표주가는 137.50달러이다. 지난 18일 종가 123.02달러 대비 12%가량 높은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배런스는 클라우드 제공업체인 오라클을 AI 수혜주로 추천했다. 오라클은 선도적인 AI 모델 기업들이 선택하는 클라우드 제공업체이자 엔비디아 파트너사이다. 오라클은 선도적인 5대 AI 모델 개발회사 중 4개사가 오라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2027년 EPS가 10달러로 예상된다. 여기에 25를 곱한 목표주가는 250달러이다. 이는 18일 종가 185.73달러 대비 35%가량 높은 수준이다.

물론 엔비디아와 버티브, 오라클 외에도 AI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은 많고 최근 주가가 폭등한 기업도 적지 않다. 그러나 배런스는 실제로 이익이 성장하고 있으면서 향후 실적 전망치를 토대로 한 현재 주가를 고려했을 때는 이 3개 종목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만해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20일 개장 전에는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로우스가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동향에 대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후 12시25분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