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현실 마주한 韓 야구, 류중일 감독 “교류전 많이 해야 한다” 목소리 높였다

[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최민우 기자] “교류전을 많이 해야 한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4 WBSC 프리미어12’ 대한민국 대표팀이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대만에서 돌아왔다. 슈퍼라운드 진출이 무산된 대표팀은 일찍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한때 강호로 군림했던 대한민국은 예선 탈락이라는 씁쓸한 현실을 마주했다.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류전을 적극적으로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국 후 취재진과 만난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 모두 고생이 많았다. 얻은 것도 많고, 잃은 것도 있다.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프리미어12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대한민국은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오프닝라운드 B조 3위(3승 2패)에 그쳤다. 슈퍼라운드 진출하려면 2위 안에 들어야 했는데, 대한민국은 일본과 대만에 1,2위를 내줬다. 일본은 5전 전승으로 1위에 올랐고, 대만이 4승 1패로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의 가장 큰 약점은 마운드였다. 막강한 불펜 투수들이 대거 포진됐지만, KBO리그에서 선발로 뛰었던 투수는 4명뿐이었다. 고영표(kt 위즈)와 임찬규(LG 트윈스), 곽빈, 최승용(이상 두산 베어스)가 전부였다. 다승왕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문동주(한화 이글스), 손주영(LG) 등이 부상으로 빠진 탓이다.

선발 투수가 부족한 상황에 류중일 감독은 불펜진을 총동원해 마운드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예상보다 선발 투수들이 모두 조기 강판되는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만전 선발 고영표가 2이닝만에 강판됐고, 쿠바전에서도 곽빈이 4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일본전 선발 최승용도 1⅔이닝, 도미니카공화국전 선발 임찬규도 3이닝 만에 강판됐다. 호주전 선발 고영표는 3⅔이닝을 소화했다. 5이닝을 채운 투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리그를 돌아봐도 선발 투수로 활약하는 영건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원태인과 곽빈을 제외하면 올 시즌 눈에 띄게 좋은 성과를 낸 국내 선발 투수가 없었다. 류중일 감독은 “늘 이야기 했듯이 선발 투수를 더 강하게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타선에서는 국제 경쟁력을 입증한 선수들이 나왔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김도영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김도영은 이번 대회에서 5경기 3홈런 10타점 4득점 타율 0.412(17타수 7안타) 출루율 0.444 장타율 1.059 OPS(출루율+장타율) 1.503의 성적을 남겼다. 류중일 감독은 2024 프리미어12 수확으로 김도영을 꼽았다. “특히 김도영 같은 선수를 발굴했다는 점은 성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영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꼽았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던 대만전에도 박영현은 등판하지 못했다. 일본전에서도 박영현은 벤치를 지켰다. 단기전 특성 상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가 위기 상황에 등판해야 했는데, 대표팀은 박영현을 경기 후반 혹은 리드 상황에서만 기용하는 등 투수 운영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류중일 감독도 “대만전과 일본전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처음 보는 투수들을 잘 공략했고, 또 우리 중간 계투들도 강했기 때문에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대만전에서는 초반에 점수를 주면서 박영현을 투입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냉혹한 현실과 마주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하지만 재정비가 시급하다. 류증일 감독은 “어떤 방법이든 국제 대회를 치러야 한다. 다른 나라 팀을 초빙을 하든, 우리가 방문을 하든 많은 외국 선수들과 경기를 해야 한다. 교류 경기를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