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대 개포 얼죽신도 안통했다…그래도 부촌은 대치동이지! [부동산360]
양재천 마주보는 대치·도곡도 신고가 경신 행진
“전통 부촌 상징성과 입지 차이로 평당 가격 여전”
◆ 부동산360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강남권 재건축의 표본으로 불리는 개포동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르고 양재천 이남지역의 개포택지지구가 완성 단계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양재천 이북에 위치한 대치·도곡동의 구축 집값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신축 프리미엄도 입지적 한계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980년대 초 비닐하우스 농촌·판자촌 지역이었던 개포동은 개포지구 택지개발사업으로 천지개벽을 이뤄냈다. 그후 재건축 연식이 도래한 개포주공아파트 단지들부터 신축으로 탈바꿈되며 현재는 대부분 입주까지 완료된 상황이다. 몇 년 사이 입주가 완료된 단지는 개포주공 1·2·3·4·8·9단지다. 후발주자인 5단지는 시공사 선정 막바지 단계에 있고, 개포주공 6·7단지도 지난달 15일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지하 5층~지상 35층, 2698가구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모든 주공 단지 재건축이 완성되어가면서 가격 상승도 동반되고 있다. 지난달 들어 개포택지지구 내 신축 아파트 단지들은 대부분 신고가를 한 차례 이상 경신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따르면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 3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25억2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주공 8단지)’ 전용 63㎡도 26억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인근 ‘래미안개포루체하임’ 전용 84㎡도 28억45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가격 상승세는 9월에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지난 9월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84㎡는 27억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개포주공 1단지)’ 전용 96㎡는 37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8월에 기록한 신고가인 38억5000만원에 근접한 가격으로 거래된 바 있다. 인근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 2단지)’ 전용 84㎡도 같은 달 33억원으로 역대 가장 높은 매매가를 기록했다.
이와 동시에 ‘우·선·미(우성·선경·미도 아파트)’와 ‘래미안대치팰리스’ 등 양재천 북쪽에 위치한 대치동 대장아파트들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51㎡은 이번달 52억4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보미도아파트 전용 128㎡도 이달 41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지 공인중개사무소들은 ‘테헤란로 남측(테남)’ 지역에서도 입지와 상징성에 따른 선호도 차이로 인해 평당 가격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개포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개포주공 재건축 단지들이 2020년대 들어 입주한 신축이이서 대치동에서 넘어오는 분들이 많다. 젊은 사람들이 신축을 선호해 대치동에 본가가 있고 자식들 신혼집을 개포동에 마련한다”면서도 “그럼에도 전용 84㎡ 기준으로 양재천 북쪽의 래미안대치팰리스·우성아파트가 개포주공단지보다 1억~2억원 정도 시세가 비싸다”고 했다.
도곡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평당 가격에서 개포주공이 전통적인 부촌 상징성이 자리 잡은 대치·도곡동을 넘기는 어렵다”며 “신축과 구축의 차이도 무색할만큼 차이는 몇년 간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재건축 시기와는 상관없이 입지적인 한계로 깨기 어려운 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 교수는 “개포주공단지가 양재천 북쪽에 위치한 단지들을 뛰어넘기에는 입지적인 한계가 명확하다”며 “부의 상징인 대치·도곡은 개발 당시부터 중대형 평수 위주로 시작한 반면 개포주공은 초소형 평형이 재건축 연한이 도래해 중형 평수 이상으로 탈바꿈한거라 이 차이를 극복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양재천 북쪽에 자리 잡은 우성·선경·미도가 형이라면, 같은 양재천 뷰여도 남쪽에 위치한 개포주공 신축단지들은 동생 개념”이라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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