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할때마다 최대주주는 판다…밸류업 가로 막는 금산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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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소각할수록 최대주주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팔 수 밖에 없는 건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지분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데 금융산업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지분율 10% 초과분을 매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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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소각할수록 최대주주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팔 수 밖에 없는 건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소각이라는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면 필연적으로 오버행(잠재적인 물량) 이슈가 발생, 주가 상승 동력을 떨어뜨린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일부 금융지주도 금산분리 때문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19일 5만630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71% 내렸다. 지난 15일 향후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분할 매입 발표 이후 이틀간 주가가 13.19% 상승한 후 숨 고르기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오버행 이슈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밸류업의 대표적인 방법이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식 유통 물량을 줄일 수 있고 또 소각하면 발행된 주식수가 줄어들어 주가에 호재다. 자사주 매입 결정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단기 반등한 이유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지분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데 금융산업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지분율 10% 초과분을 매각해야 한다. 결국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 이슈는 삼성생명·화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슈로 연결된다.
게다가 삼성생명·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오버행 이슈는 매각 시점도 정해져있다. 10% 초과 지분은 일정 기간내 매각해 이를 해소해야 한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밸류업 계획에 소극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도 자사주를 매입하더라도 소각이 자유롭지 못하는 한계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산분리가 밸류업의 발목을 잡은 경우는 은행지주회사에서도 벌어진다. JB금융지주는 지난해 3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200억원을 소각했다. 하지만 추가 매입·소각은 고민이다. 올해 9월말 기준 대주주인 삼양사의 지분이 14.75%인데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 주식수가 줄어 대주주인 삼양사의 지분율이 15% 넘길 수 있어서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이 지방은행지주회사의 15%를 초과해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DGB금융지주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올해 9월말 기준 DB금융의 최대주주인 OK저축은행은 지분 9.55%를 보유하고 있다. 시중은행 전환 전인 지방은행지주회사 때는 15% 지분 제한이라 여유가 있었지만 시중은행 지주가 되면서 제한선인 10%에 다가섰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지만 소각을 위해서는 계산기를 두들겨야 한다.
금산분리가 밸류업의 걸림돌이 되는 상황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꺼냈지만 금융회사가 산업자본을 소유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어 산업자본이 금융을 소유하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와는 거리가 있어서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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