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두려워하는 일 현실로?…240일째 '여름' 심상찮은 이유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 11. 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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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을 넘어 하순으로 접어드는 시점이지만 인구가 밀집한 중국 남부 대도시들에선 끝없는 여름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일시적 기상이변이라는 입장이지만 이상기후가 장기화될 경우 식량 생산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인구 1900만명의 중국 남부 거대도시 광저우에서 올해 여름이 공식 시작된건 지난 3월 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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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광저우 등 남부 대도시 역대 최장 8개월째 여름 지속
장기적 기상이변… 식량 생산에도 영향 줄 수 있어 '촉각'
(상하이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무더운 여름을 기록하고 있는 1일 중국 상하이에서 한 남성이 양산을 쓴 채 물을 마시고 있다. 2024.08.0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상하이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11월 중순을 넘어 하순으로 접어드는 시점이지만 인구가 밀집한 중국 남부 대도시들에선 끝없는 여름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일시적 기상이변이라는 입장이지만 이상기후가 장기화될 경우 식량 생산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19일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광저우 화두구 내 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기상관측소에서는 17일 오후 3시 32.9도의 기온이 관측됐다. 18일 광둥성 서부 우촨에선 30.6도의 낮 최고기온이 관측됐다. 중국 기상청은 이를 근거로 "중국 남부에서 많은 도시들이 역대 최장 여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 1900만명의 중국 남부 거대도시 광저우에서 올해 여름이 공식 시작된건 지난 3월 23일이다. 이 자체가 이미 광저우 개별 기상관측이 시작된 1961년 이후 가장 빠른 여름의 시작이었다. 그러던 광저우엔 11월 12일까지 무려 234일 간 여름이 지속되며 1994년에 수립된 233일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고, 18일을 기준으로는 총 240일간 여름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기상청은 광저우등 남부 도시의 경우 연속 5일간 이동평균기온이 22.0도 미만이면 가을로 간주하고 있다. 기다려도 가을은 오지 않고 무려 8개월간 여름이 지속되고 있다.

역시 남부지역인 선전의 여름도 심상찮다. 17일까지 5일 연속 평균기온이 23.9도로 아직 가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3월 22일부터 여름이 시작된 선전 역시 역대 최장 여름 기록을 갈아치웠다. 18일까지 241일 간의 여름이 계속되고 있는 선전의 작년까지 연 평균 여름 길이는 202일이었다.

중국 기상청은 중국 남부 도시에 가을이 찾아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이 계속 세력을 유지하면서 기온이 상승했고, 북부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의 세가 약해졌기 때문에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밝혔다. 11월에 22~25호 태풍이 동시에 활동한 것 역시 이에 따른 기상 이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남하하고 있는 한파가 남부의 이상고온을 누그러트릴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하지만 중국 내에선 불안감이 고조된다. 다양한 기상이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중국 북부 허베이성의 기온이 무려 42도까지 치솟았고, 해당 고온은 에너지공급과 농작물 생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에는 아예 연간 중국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중국 전국 평균 기온은 10.71도로 평년 대비 0.82도나 높았는데, 1951년 공식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도 평년 대비 4.4일 많았다. 같은 해 신장위구르에선 무려 52.5도의 기온이 기록되기도 했다. 1년 전인 2022년엔 중국 중남부지역에 31일 연속 고온경보가 발령됐었다.

14억 인구대국 중국의 식량생산은 국가 최우선 과제다. 기상이변에 따른 식량생산량 변동은 중국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이다. 중국 농업농촌부 장싱왕 부부장(차관)은 지난달 27일 "남부와 북동부 지역의 홍수와 중부지역 가뭄 등 극심한 기상 이변에도 불구하고 콩과 옥수수 재배면적 확대에 힘입어 곡물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자평했다.

식량 문제에 있어 일말의 부정적 메시지도 대외 공표하지 않는 중국 정부다. 장 차관의 해당 발언 후 중국 내에선 '일단 식량 생산량은 늘리는데 성공했지만 기상이변이 실질적으로 식량 생산 상황에 영향을 주고있음을 인정한 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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