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7%→?’ 지지율 바닥 훑은 尹, 퇴임 전 ‘대선 득표율’ 넘길 수 있을까
17% 찍고 20%대 겨우 재진입…대선 득표율 48.6% 절반 이상 흩어져
영남 되찾고 수도권 달래야…결국 ‘여사 리스크 해소’가 관건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48.6%의 득표율로 대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절반을 돈 시점에 국정 지지율 17%를 기록했다.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 힘을 실어준 민심의 3분의2가 떠났고 3명 중 1명만 남아 힘겹게 정권에 힘을 보태고 있는 셈이다. 역대 대통령 중 같은 시기 지지율이 20%를 밑돈 전례는 없었다. 정치권에선 안정적인 국정 동력을 갖추기 위해선 최소한 40%대의 지지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임기 후반기에 돌입한 윤 대통령은 퇴임 전 지지율 앞자리 '4'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한국갤럽 기준 윤 대통령은 52%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했다. 이후 한 달여가 흐른 6월 둘째 주까지 50%대 초반 지지율을 유지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첫 주 지지율과 비교했을 때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치는 아니었다. 취임 직후인 '허니문' 기간인 데다, 용산 시대를 알리며 시작한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이 소통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해당 기간 윤 대통령 '긍정 평가' 이유 1위로 '소통'이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지율 그래프는 계절이 바뀌기도 전 급속도로 꺾이기 시작했다. 주로 장관 후보자 등 인사 참사(慘事)와 도어스테핑에서의 잇단 발언 논란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를 사실상 축출하면서 젊은 지지층이 싸늘히 돌아섰다. 취임 두 달 만인 7월 들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떨어졌고, 이후 2년6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한 번도 40%대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다.
취임 100일을 맞은 그해 8월부턴 20%대 지지율이 자주 눈에 띄기 시작했다. 역대 대통령의 100일 무렵 지지율은 한국갤럽 기준 김영삼 83%, 문재인 78%, 김대중 62%, 노태우 57%, 박근혜 53%, 노무현 40% 순이었다. 모두 윤 대통령 지지율을 훨씬 웃돌았다. 취임 초 긍정 이유로 거론됐던 '소통'은 매주 최대 '부정 평가' 이유로 지목되기 시작했다. 그해 10월 이태원 참사 발생, 그리고 이듬해 초 일본에 대한 '굴욕 외교'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지지율은 30% 안팎 박스권에 갇혀버렸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선에서 더 멀어져 20%대 초반으로 한 번 더 추락한 시점은 지난 4월 치러진 총선이었다. 여권이 참패를 겪은 직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총선 직전 대비 11%포인트(p) 급락했고, 부정 평가는 처음으로 70%를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선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 수준이란 분석이 쏟아졌으며 근본적인 국정 방향의 변화와 쇄신 요구가 빗발쳤다.
지지율 정체의 돌파구로 윤 대통령은 변화 대신 '돌을 맞아도 간다'는 기조를 택했다. 1년 넘게 의정 갈등을 키우고 있는 '의대 증원' 방침이 대표적이다. 실정과 악재가 쌓이면서, 취임 전부터 지속돼 온 '김건희 리스크'의 부정 효과도 걷잡을 수 없이 거세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민간인 동행 논란 등 이전부터 제기된 것에 더해 '명품백 수수', 최근 '명태균 게이트'까지 리스크가 켜켜이 쌓였지만 그때마다 용산 대통령실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1위로 '의정 갈등'과 '김 여사 문제'가 단골로 뽑혔다. 결국 윤 대통령은 임기 전반기를 마치며 지지율 17%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안았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의혹이 증폭되던 2016년 10월 말 지지율과 같은 수치다.
안정적인 지지율 유지를 위해선 '콘크리트', 즉 전통 보수 지지층을 사수하는 일이 중요했다. 그러나 대구·경북(TK) 등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왔던 보수층의 이탈은 매서웠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9%였던 지난 10월 5주차 갤럽 조사에서 TK 지지율은 전체 평균보다 낮은 18%를 기록했다. 보수 진영 대통령으로선 그간 받아볼 수 없던 TK 지지율이었다.
이 같은 전통 보수층 이탈 이유로도 우선적으로 김 여사 문제가 꼽혔다. 최근 정치 브로커 명씨와 얽혔던 일들까지 드러나면서 보수의 품격과 자부심에 상처를 입혔다는 평가다. 여기엔 여당을 이끄는 한동훈 대표와의 갈등 노출도 보수 내 분열과 이탈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바닥을 훑은 후 다시 20%대로 회복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반등세가 몇 주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이 얻은 득표율의 절반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취임 직후에만 기록했던 40%대는 물론, 최근 몇 개월 동안 멀어져버린 30%대 회복도 아직은 요원해보인다.
임기 후반기 권력의 누수를 막고 국정 동력을 갖추기 위해선 지지율 30%대를 넘어 최소 40%대는 유지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를 위해선 결국 영남 등 전통 지지층을 다시 흡수하고 성난 수도권 민심을 달래야 하는데, 결국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권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김 여사의 사과와 '여사 라인' 쇄신, 특별감찰관 설치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국민 눈높이와 비교했을 때 대통령실의 태도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한 때 한동훈 대표를 중심으로 여권 일각에서도 '김건희 특검법'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결국 여당은 '대통령 거부권'과 '재표결 부결 폐기'로 단일대오를 이룬 상태다. 그런 가운데 김 여사의 인사 개입 등 심각한 논란들이 담긴 명태균씨의 녹취는 끊임없이 공개되고 있다.
결국 윤 대통령이 유의미한 지지율 반등에 성공하기 위해선 임기 내내 반복돼 온 여사 리스크의 고리를 끊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19일 통화에서 "야당이 김 여사를 악마화하는 면도 없진 않지만 김 여사를 향한 민심의 분노가 끓는점에 가까이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김 여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어떤 성과를 내도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어 우려스럽다. 여사 활동 중단으로는 국민들이 부족하다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지지율 40%대 회복 가능성에 대해선 "당정 모두 뼈를 깎는 쇄신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야 가능할까 말까한 일"이라며 "야당 반사이익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수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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