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중심 성장세 강화"…현대모비스, 비그룹사 매출 40%까지 키운다

(종합)

현대모비스가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매출 성장세를 통해 2033년까지 '글로벌 TOP3' 부품사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이를 위해 그룹사 중심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완성차 고객 비중을 4배가량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더불어 주주 수익률을 기존보다 1.5배 이상 확대함으로써 주주 친화적인 경영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개최했다. 현대모비스가 기업설명회가 아닌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미래 비전과 전략을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8% 이상, 영업이익률은 5~6%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성장세가 지속됐던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률도 정상 궤도에 올려 수익성을 높이겠단 목표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미래 고부가가치 창출이 예상되는 전동화와 전장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되는 모듈, 샤시, 안전 램프 ,서비스 부품 사업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사업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며 미래 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와 같은 미래 육성 사업도 지속해서 추진하기로 했다.

제품 단위에선 수익 창출·성장 잠재력이 높은 제품과 합리화가 필요한 제품을 구분한다. 60여개 제품 중 두 자릿수 이상 저부가가치, 비핵심 제품의 합리화를 검토 중이다. 글로벌 사업장의 경우 현지 통합 권역센터를 통해 법인 운영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기존 10%에 불과했던 글로벌 완성차 매출 비중도 2033년 4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악셀 마슈카 현대모비스 영업부문 부사장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장 요구에 중첩되는 부분이 많지 않았는데, 현대차와 기아에 집중하다 보니 결국 다른 회사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기술이나 제품이 많지 않았다"며 "그래서 모비스는 점진적으로 이러한 중첩되는 부분을 높여가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고 이에 대해 고객들이 점차 화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이 일정 기간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의미하는 총주주수익률(TSR)을 기존 20%에서 향후 3년간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도 추진한다. 보유 중인 자기주식도 3년에 걸쳐 소각하기로 했다. 박기태 재경 부문 전무는 "주가 수준을 고려해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판단되면 자기 주식 매입 중심 주주환원을, 반대의 경우에는 현금 배당을 확대해 정책 효용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모빌리티 트렌드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제조 분야인 전동화, 전장, 샤시안전 등 영역에서 기술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높여 시장 지배력도 강화한다.

대표적으로 전동화 분야에서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와 '보급형 전기차 구동 시스템' 등 시장 수요에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룹사 EREV 전략에 맞춰 구동 시스템 자체 설계 사양 개발과 글로벌 수주 확대를 추진하며 EREV는 2026년 말 양산할 계획이다.

배터리시스템 분야에서도 시장 상황에 맞춘 120kW급 보급형 구동 시스템을 내년까지 개발, 유럽과 인도 등 소형 EV 중심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 주력인 160kW 대비 가격이 70% 수준에 불과하다.

전장 분야에서는 SDV에 대응하는 통합 제어 플랫폼,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을 지원하며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개발 중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북미 전기차 업체와 협업해 개발한 첫 SDV 소프트웨어 플랫폼 '비전 링크' 관련 프로모션도 나선다. 이 밖에 샤시·안전 분야에서는 △전자식 제동 시스템(EMB) △전자식 조향장치(SBW) 등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래 핵심 요소 기술 중 차량용 반도체는 팹리스(설계 전문) 중심으로 독자 설계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해 시스템 제어 품질을 향상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는 "현대모비스는 이제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하는 시점으로 이를 위해 2027년까지의 재무 목표와 주주 환원 정책을 함께 제시했다"며 "글로벌 TOP3 부품사가 되겠다는 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여정을 함께 응원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