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부적절’ 이충상 감사 결과에도, 안창호 “직장 내 괴롭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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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상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상임위원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1년간 특별감사한 인권위가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결론냈음에도,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국회에서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었다"며 인권위 감사 결과를 부인했다.
인권위 감사반은 지난 10월 이충상 위원에 대한 특별감사 뒤 "이 위원의 언행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로서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할 사안"이라고 결론 내고 정무직공무원인 이 위원을 징계할 방법이 없어 특별한 '조처 없이 종결'한 바 있는데, 안 위원장이 국회에 나와 "괴롭힘이 아니다"는 결론이 나온 것처럼 결과를 바꿔 이야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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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상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상임위원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1년간 특별감사한 인권위가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결론냈음에도,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국회에서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었다”며 인권위 감사 결과를 부인했다. 앞서 인권위가 ‘관련자 인권침해’를 이유로 감사 보고서 공개를 거부한 데 이어, 인권위 수장이 가해자를 두둔하고 국회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창호 위원장은 19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안 심사를 위한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충상 상임위원이 출근하면서 언론사를 상대로 (본인의 직장 내 괴롭힘을) 보도하면 직원 형사고발 하겠다고 하는 걸 아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의 질의에 “조사 결과 괴롭힘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인권위 감사반은 지난 10월 이충상 위원에 대한 특별감사 뒤 “이 위원의 언행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로서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할 사안”이라고 결론 내고 정무직공무원인 이 위원을 징계할 방법이 없어 특별한 ‘조처 없이 종결’한 바 있는데, 안 위원장이 국회에 나와 “괴롭힘이 아니다”는 결론이 나온 것처럼 결과를 바꿔 이야기한 것이다.
안 위원장의 이런 태도는 가해자를 감싸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위원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감사 결과에도 ‘해당 직원들의 잘못’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나아가 한겨레 등 언론엔 직원에 대한 징계 건의와 형사고발의 여지를 두는 발언을 계속해오고 있다.
이날 또 안 위원장은 또한 정진욱 의원이 “인권위가 인권보호기관이 아닌 인권파괴기관으로 바뀌고 있다. 김용원 이충상 안창호 이런 분들이 줄줄이 들어오면서 인권위가 작동하기 어려워지고 있구나 생각이 든다”는 지적에 “그 말씀 취소해달라. 인격모독”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런 지적은 안 위원장 취임 후 상임위원회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는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인데, 안 위원장은 “조만간 상임위를 열어 안건을 다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6일 사직서를 낸 이충상 위원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다른 공직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이소영·서미화 의원의 질문에 이충상 상임위원은 “공직으로 갈 생각 없다. 공무원 안 한다”고 답했다. 이 위원은 정진욱 의원의 “사직서 제출하며 전의를 상실했다고 했는데, 인권위가 싸우는 전쟁터냐”는 질의엔 “객관적 근거를 대고 발언해도 진보적 언론사들이 왜곡 보도하고 비난을 퍼붓기 때문에 그만하고 싶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안 위원장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서미화 의원은 한겨레에 “술은 먹었는데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말과 다를 게 뭐가 있냐”면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회적 비난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위장 사직이 아니라면 이충상 위원이 당장 인권위 업무에 손을 떼게 하고 인권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권위는 이날 국회 운영위에 올해보다 11억2700만원 많은 424억 3000만원의 내년 예산을 편성해 제출했다. 증액 예산 중에는 2026년에 개원 예정인 국가인권교육원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7억4400만원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추미애 의원은 “야당에서 추천하고 국회서 선출된 이숙진 상임위원을 윤석열 정부가 아직도 임명하지 않는 등 인권위 길들이기가 한창”이라며 “인권위가 국민의 기본권으로서의 인권에 신경 쓰기보다는 잿밥에만 관심 있다. 국가인권교육원의 예산증액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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