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경찰 수사심의위원회 명단, 공익 위해 공개해야”

박혜연 기자 2024. 11. 19. 16: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외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의 명단과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건물. /조선일보DB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최근 A씨가 강원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4월 21일 자신이 고소한 사건을 맡은 강원경찰청에 ‘경찰 수사심의위 명단’ 및 ‘심의 결과서’를 공개해달라고 청구했다. 수사심의위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중요 사건을 심의하거나 수사 정책을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경찰뿐만 아니라 검찰에서도 수사심의위가 열리는데, 명단과 회의록 등 대부분 과정이 공개되지 않는다.

그러나 강원경찰청은 일주일 뒤 “수사심의위 관련 자료가 공개될 경우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정보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수사심의위는 그해 6월 20일 A씨 사건에 대해 회의한 뒤 “사건처리 과정 및 결과의 적정성·적법성이 현저히 침해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워 A씨의 심의 신청은 이유없다”며 불입건 결정을 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경찰은 수사심의위 자료와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과 2심은 경찰이 수사심의위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심은 “수사심의위 명단이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경찰의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2심도 “명단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심의절차의 투명성 등 공익 차원에서 필요하며 이는 외부위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며 “수사심의위 명단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 보고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을 확정했다.

이는 수사심의위 명단 공개에 대한 첫 대법원 판결로 알려졌다. 다만 심리불속행 기각은 하급심 판단을 대법원이 심리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므로 판례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법조계에서는 이 판결을 검찰 수사심의위에 적용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경찰과 검찰 수사심의위는 엄연히 사안이 달라 개별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