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 숨은 영원한 아름다움...연극 ‘우리읍내’ 황성연 배우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4. 11. 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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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에게나 영원한 무엇이 있답니다'라는 대사가 작중에 나오죠. 그것이 무엇인지는 연극을 본 관객들 각자가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경기도극단 연극 '우리읍내'(연출 김광보)에 출연 중인 황성연 배우(31)가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 '무대감독'(stage manager)의 대사를 인용하며 작품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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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극단 연극 ‘우리읍내’
광대한 자연 속 美 마을 이야기
주연 ‘무대감독’ 역 황성연 배우
청년의 말로 삶의 영원성 전달
‘퓰리처상’ 숀톤 와일더 작품
24일까지 수원 경기아트센터
경기도극단 연극 ‘우리읍내’에서 주연 ‘무대감독’ 역을 맡은 황성연 배우
“‘인간은 누구에게나 영원한 무엇이 있답니다’라는 대사가 작중에 나오죠. 그것이 무엇인지는 연극을 본 관객들 각자가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경기도극단 연극 ‘우리읍내’(연출 김광보)에 출연 중인 황성연 배우(31)가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 ‘무대감독’(stage manager)의 대사를 인용하며 작품을 설명했다.

경기도극단 연극 ‘우리읍내’에서 소꿉친구 조오지와 에밀리가 결혼하는 장면. 경기도극단
퓰리처상을 세 차례 받은 극작가 숀톤 와일더(1897~1975)의 대표작 ‘우리읍내’는 일상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그 속의 영원성을 드러내는 명작이다.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인 1900년 전후 미국 대륙의 광활한 자연 속에 위치한 마을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탄생과 결혼, 죽음의 이야기를 그린다.

황성연은 “애팔레치아 산맥과 워싱턴산, 호수 등 마을을 둘러싼 자연은 성장과 사랑 등 인간의 변화하는 삶 속에 존재하는 영원성을 암시한다”며 “그것이 무엇인지 연극은 말하지 않지만 동트기 전 빛을 발하는 샛별로 1막이 시작되고 자정의 별빛으로 연극이 끝나는 것, 다음날 다시 하루가 시작되고 어김없이 밤이 올 거라는 것 등을 통해 시대를 초월해 영속하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극 ‘우리읍내’에서 서술자 역할을 하는 인물 ‘무대감독’이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모습. 경기도극단
‘우리읍내’는 관객의 주체적 해석을 열어놓은 작품이다. 무대 장치와 소품을 최소화해 배우들이 마임으로 행위을 연기하게 하고, 간결한 구조와 연출로 무대를 비워냈다. 관객들이 각자의 삶을 무대에 투영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극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다. 황성연이 맡은 ‘무대감독’은 1~3막 내내 마을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하고 때때로 그 과정에서 마을의 인물을 직접 연기한다.
연극 ‘우리읍내’에서 서술자 역할을 하는 인물 ‘무대감독’이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모습. 경기도극단
경기도극단의 이번 ‘우리읍내’ 공연의 특이점은 중년 이상의 인물로 묘사돼 온 ‘무대감독’을 30대의 청년 배우가 연기하는 것에 있다. ‘우리읍내’ 연구서들에서 와일더의 현신으로 해석되기도 하는 ‘무대감독’을 삶의 경험이 많은 노인이 아닌 젊은이로 바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황성연은 “‘무대감독’의 대사에는 인생의 선배가 할 만한 철학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이 많다”며 “청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 삶의 경험이 많지 않아도 자신감 있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요즘 MZ세대의 말로 대사를 이끄는 것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경기도극단 연극 ‘우리읍내’에서 주연 ‘무대감독’ 역을 맡은 황성연 배우
2018년 안톤 체호프(1860~1904)의 연극 ‘갈매기’(연출 이종석)로 데뷔한 황성연은 연극 ‘파묻힌 아이’(연출 한태숙), ‘죽음들’(연출 김정), ‘죽음의 배’(연출 임지민), ‘밈’(연출 손현규) 등에 출연했다. 2020년 경기도극단에 들어와 현재 차석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우리읍내’는 24일까지 수원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내달 7일 제주도 제주아트센터에서도 관객을 맞는다.

황성연은 “‘우리읍내’는 1막에서 ‘무대감독’이 자주 해설을 해 관객의 몰입을 깨고 제3자의 입장에서 연극을 관람하게 유도하지만 2·3막에서는 사랑과 결혼, 죽음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작용하며 연극의 여러 요소들을 버무려 보여준다”며 “많은 관객이 이 작품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극 ‘우리읍내’에서 죽은 자들(왼쪽)과 산 자들이 마을 묘지에서 마주 선 모습. 경기도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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