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출연연 벽 허물어 최정예 연구소 만들어야"

1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인 장준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원장이 발제하고 있다. 강민성 기자 kms@

장준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원장은 "대학과 출연연이 인적·물적 자원을 상호 공유하고, 임무 중심의 최정예 국가연구소를 육성할 수 있도록 '과감한 벽 허물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부원장은 19일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주최하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주관해 열린 '국가 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에서 대학·공공연 혁신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국가 R&D 사업화가 분절됐다는 것은 굉장히 큰 위험 요인"이라며 " '벽허물기'는 한정된 자원으로 세계적인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학과 출연연 간 인재 공동양성과 활용을 위해 핵심 연구자원을 공유하는 방안과 네트워크형 국가 연구소 구축을 제시했다. 장 부원장은 "대학은 매우 우수한 교육 역량, 출연연은 장비와 임무 중심 연구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면서 "양쪽의 역량을 연계해서 부족한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공동 활용함으로써 R&D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과 출연연이 보유한 IP와 연구 인프라 등 연구자원을 공동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학과 출연연의 연구자원을 공동 활용해 연구소기업 창업, 공동 IP 활용 촉진 등 기술사업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지역에 주요 거점대학이 많고 출연연도 70개 이상의 분원이 지역에 있는 만큼 지역 대학과 출연연 분원, 지역 혁신기관, 기업연구소 등이 연계해 R&D 역량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성균관대 교수는 기초연구의 질적 전환을 위해 최초의 질문에 도전하며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연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한 연구자의 연령과 연구경력을 중심으로 구성된 기초연구 지원 체계를 연구주제와 기술 성숙도에 따라 지원 규모를 달리하는 연구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체계로 전환할 것을 제시했다. 국가·사회적 수요를 고려해 연구분야를 발굴·제시하고 연구자 주도로 과제를 기획·추진하는 '미들-업 방식의 전략기초연구 트랙' 신설도 제안했다.

손석호 KISTEP 본부장은 글로벌 R&D 협력의 외연을 확대하고, 국내에 머물러 있는 연구계를 글로벌 개방형 혁신생태계로 전환하기 위해 해외 연구자도 우리 연구자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술사업화 시장육성'에 대해 발표한 손수정 STEPI 선임연구위원은 "정부 주도의 밀어내기식 기술이전·사업화로 인해 민간 자본 유입이 저조하고 보상체계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술사업화 전문회사를 육성해 소속 연구기관에 관계없이 사업화를 추진할수 있도록 시장원리를 도입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기술사업화 기여자의 보상을 강화하고 사업화 수익이 확대돼 자본축적과 민간 자본이 유입되는 기술사업화시장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D 매니지먼트 선진화'에 대해 발제한 정유한 단국대 교수는 연구기획-수행-성과확산 전반에 걸친 R&D매니지먼트가 연구성과 창출에 미치는 중요성을 언급하고, R&D 매니지먼트에 대한 인식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연구행정가의 전문성을 높이고, 연구자-연구행정가가 원팀으로 일할 수 있도록 연구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도 내놨다.

최양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그간 우리는 추격형, 개도국형 R&D 체계를 갖추고 있었으나 이제는 선도형 과학기술 혁신생태계로의 전환이 필수적인 시점"이라며 "자문회의는 이번 토론회와 같이 연구현장과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수렴 활동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