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획] `게임+AI`전혀 다른 창이 열린다… 88년생 본부장이 이끈 혁신
게임용 '소형언어모델' 공동개발
CPC 탑재한 '인조이' 내년 출시
3D프린터·도안 생성… 재미 UP




AI로 게임 ABC 바꾸는 크래프톤
"크래프톤의 전성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인공지능(AI)을 더해 전혀 다른 게임 세상을 열어 보이겠다."
미친 성장과 이익을 보여주며 K-게임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크래프톤이 AI에서도 본격적인 승부를 시작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를 돌파하고 1조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 1위 넥슨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크래프톤은 국내 주식 시장에 상장한 게임사 중 최초로 영업이익 1조를 이미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외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다진 크래프톤이 다음 도약 키워드로 꼽는 것은 지식재산권(IP) 확장과 함께 AI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AI에 주목하고 2022년에는 딥러닝본부를 신설했다. 김창한 대표의 주도 하에 딥러닝본부장으로는 이강욱 미국 메디슨 위스콘신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를 발탁했다. MZ세대인 1988년생 이강욱(사진) 딥러닝본부장은 석·박사급 인재들과 호흡을 맞춰 크래프톤의 AI 혁신을 이끌어가고 있다.
◇AI 입힌 게임, 사람과 게임 속 AI가 함께 게임 플레이
딥러닝본부의 역할은 사내 업무 효율화를 위한 AI와, 자사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딥러닝 기술을 동시에 개발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크래프톤은 산하 스튜디오를 통해 '마법소녀 루루핑',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을 출시했다.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은 NPC(플레이가 불가능한 캐릭터)의 목소리에 딥러닝 본부 자체 연구개발 TTS 모델을 적용했다. 이용자가 질문하면 게임 속 '로봇'이 챗GPT를 기반으로 답변하는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특히, 질의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답변을 제공해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을 개발한 렐루게임즈는 크래프톤이 본격적으로 AI를 미래 먹거리로 내다보고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분사한 스튜디오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2020년부터 게임의 넥스트를 AI로 낙점하고 스페셜 프로젝트로 진행하다 지난해 빠른 속도로 도전적인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분사를 결정했다.
크래프톤의 게임 속 AI 실험을 본격적으로 볼 수 있는 게임은 내년 3월 28일 출시 예정인 '인조이'다. 인조이는 장르적 특성상 다양한 창작 활동이 중요하다. 이를 고려해 크래프톤은 이미지 파일을 게임에 업로드하면 AI가 해당 물체를 인식해 3D 물체로 만들어주는 3D 프린터 기능을 추가했다. 3D 물체 생성시 주어진 이미지 상으로는 보이지 않는 뒷면까지도 높은 완성도로 생성할 수 있게 했다. 이 외에도 프롬프트 기반 이미지 생성 AI를 통해 옷이나 액자 등에 명령어 입력 시 자동으로 도안을 만들어 내는 기능도 추가했다.
◇CPC, 게임 속 상황 읽고 다음 행동도 스스로 생각해낸다
크래프톤이 개발한 CPC(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도 탑재했다. CPC는 이용자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게임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개인화와 최적화를 통해 플레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CPC는 게임에 특화된 소형언어모델(SLM)을 통해 스스로 게임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추론할 수 있으면서 STT와 TTS 기술을 통해 음성이나 텍스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또 강화학습 기술을 통해 상황 별로 자연스러운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인조이 안에 있는 다양한 '조이'(캐릭터)를 살아 있는 캐릭터로 구현할 수 있고, '배틀그라운드'의 봇들도 더욱 똑똑하게 할 수 있다. 소형언어모델인 만큼 네트워크 속도나 장애 발생 등과 무관하게 AI를 이용하고 비용도 적게 드는 강점이 있다.
이강욱 딥러닝 본부장은 지난 7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대형언어모델(LLM)과 달리 실제 이용자의 컴퓨터에서 구동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를 생각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크래프톤의 게임에 도입하는 것이 우선이고, 보유한 기술 경쟁력이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는 기술을 공개하거나 라이선싱하는 등 파트너십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만의 AI로 혁신 확장할 것"
혁신은 톱다운 식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3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챗GPT, 디퓨전, 코파일럿 등 딥러닝 솔루션 이용료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또 올해 오픈AI와 챗GPT 엔터프라이즈 파트너십을 맺고 AI 접근성을 높였다. AI에 대한 모든 임직원의 이해도와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업무 생산성과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특히 딥러닝본부는 전사 임직원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딥러닝 기반 툴과 매뉴얼을 배포하며 AI 혁신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사적인 노력 끝에 올해 하반기 기준 전체 직원의 95% 이상이 업무에 AI를 활용 중이다.
혁신의 결과는 게임 콘텐츠 외에 연구 성과로도 열매를 맺고 있다. 올해 신년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과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사람이 아닌 AI가 발표를 하기도 했다.
크래프톤 딥러닝본부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규모의 AI 학술대회인 'NeurIPS 2023'에 참가해 5편의 메인 트랙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게임사 중 최다 메인트랙 논문 수로, 해외 게임사를 포함해도 톱 3 수준이다. 또한 3분기 기준 3대 AI 학회에 7편의 메인 트랙 논문을 발표했다. 3대 AI 학회 외에도 ACL(전산언어학회), COLT(학습이론학회), CVPR(비전학회) 등 AI 국제 학회에 2023년에 메인트랙 11편, 2024년 3분기 기준 12편을 게재했다.
이 본부장은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크래프톤 인텔리전스 시스템, 줄여서 '크리스'라는 AI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혁신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면서 "현재 일부 기능은 전사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사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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