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설의 용산 ‘용팔이’ 다 망했다…‘텅텅’ 뒤안길로 사라지는 전자상가 [부동산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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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찾은 서울 용산전자상가사거리 일대는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상업용부동산 통계지표에 따르면 용산전자상가 일대가 포함된 용산구 집합 상가 공실률은 37.6%에 달한다.
앞으로 용산전자상가 일대는 30층 이상 창업 주거 공간으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지난 1월 서울시는 용산전자상가 지구단위계획 사업공고 이후 11개 상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용산메타밸리'로 만들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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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이주·임대문의 표지판 많아
“입주 업종 트렌드 한계·경기 어려워”
◆ 부동산360 ◆
“과거 선인전자상가는 컴퓨터 관련 업체들만 전문적으로 모여있었던 곳이에요. 최근에는 주변 상가들에서 게임기·휴대폰·USB·커피숍 등이 들어오다 보니 컴퓨터 판매하는 분들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경기가 어렵다 보니 계약기간 끝나고 새로운 임차인 구하는 게 쉽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선인전자상가 자영업자 A씨)
지난 18일 오후 찾은 서울 용산전자상가사거리 일대는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곳곳에는 ‘철거 후 재건축할 예정’이라는 글귀와 함께 철거에 돌입한 상가 건물과 철거를 위해 내부 상가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는 안내표지판도 있었다.
이중 아직 영업하는 ‘선인전자상가’ 내부에는 ‘임대문의’를 써 붙인 채 철창이 내려진 공실이 층마다 많은 모습이었다. 인근 전자타운 A동 상가 건물 한 층은 아예 통째로 비어있기도 했다.
한때 컴퓨터·휴대전화 같은 전자산업의 메카로 불리며 대성했던 용산전자상가는 낮에도 방문객이 없어 한산하고 휑한 모습이었다. 손님이 없는 탓에 영업시간이었음에도 가게 내부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경우도 종종 보였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상업용부동산 통계지표에 따르면 용산전자상가 일대가 포함된 용산구 집합 상가 공실률은 37.6%에 달한다.
전자상가 공실은 비싼 임대료 때문은 아니라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임대료는 싼 편이다. 전용 면적 30㎡ 이하가 20만~30만원이고 그 이상은 50만~70만원 정도”라며 “티몬·위메프 사태로 타격을 받아 폐업한 경우도 있고, 온라인 시장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사람들 발길이 뚝 끊겨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상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어려움을 토로했다. 선인전자상가 상가 소유주 B씨는 “컴퓨터 조립·구매 수요가 특히 줄었다”며 “외국인·노인들이 저렴한 가격에 핸드폰·CD·USB 등을 구매하러 오는 수요가 더 많아지다 보니 수익률이 전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선인상가 2층 G 컴퓨터 판매장 관계자는 “주변 나진상가 일부 동이 매입 후 철거되면서 일부 매장들이 선인상가로 이전하며 그나마 공실이 채워지고 있다”라며 “과거에는 임대 계약기간 내에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 양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볼 수 없고 계약 사이의 공백기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입주 업종 트렌드가 변해 수요 확보가 더 이상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신도림 테크노마트·서초 국제전자센터와 마찬가지로 해당 상가들은 시류가 완전히 변하며 과거 업종들의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용산은 그에 비해 여전히 조립식 PC 등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는 일정한 과거 수요들이 있지만, 과거 번성기의 수요를 유지할 정도는 아니라 전자상가 명맥 유지가 힘들 것”이라 예상했다.
앞으로 용산전자상가 일대는 30층 이상 창업 주거 공간으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지난 1월 서울시는 용산전자상가 지구단위계획 사업공고 이후 11개 상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용산메타밸리’로 만들 계획을 발표했다. 용산구청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현재 11개 구역별로 주민 제안을 취합하는 상황이고 사업 방향을 정하는 단계”라고 진행 상황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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