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에 ‘아침식사’는 필수…언제 먹어야 최고 효과?
고혈압은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대한고혈압학회가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20세 이상 성인의 30%인 1300만 명이 고혈압을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상태를 가리키다.
고혈압은 평소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방치하면 협심증, 심근경색증, 심부전증, 동맥경화증, 뇌졸중 같은 고위험 순환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또한 신장 기능 약화로 인한 만성 신부전증, 눈의 망막 출혈로 인한 시력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아침 식사는 고혈압을 다스리는데 있어 간과하기 쉬운 식습관이다. ‘아침 식사는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라는 말이 괜히 생겨난 게 아니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아침을 거르는 사람은 고혈압을 겪을 확률이 높다.
고혈압을 가졌다면 영양이 풍부한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침을 먹으면 심장이 효과적으로 제 역할을 하는 데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공급되어 혈관의 긴장도와 혈압이 좋아진다”라고 심혈관 질환 예방 전문 영양사인 미셸 루텐슈타인(Michelle Routhenstein)이 건강 정보 매체 이팅웰(EatingWell)에 말했다.
아침 식사는 언제 하는 게 혈압 관리에 가장 좋을까.
전문가들은 일어나서 1시간 이내에 아침을 먹는 게 혈압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이 때는 신체가 균형 잡힌 혈당 수치를 조기에 유지하고 심혈관계의 부담을 줄이며 혈압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당뇨병 전문 영양사인 반다나 셰스(Vandana Sheth)가 말했다.
루텐슈타인도 동의하면서 기상 후 30분에서 60분 안에 아침을 먹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하며, 혈압을 낮추는 영양소를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1시간 이내에 아침을 먹지 못하더라도 아침 식사는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또 다른 영양사 케이티 해들리(Kaytee Hadley)가 말했다.
첫째, 혈압 개선.
연구에 따르면 아침 식사는 혈압과 심혈관 건강 개선 효과가 있다. 아침을 거르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21% 증가한다.
둘째,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 감소.
아침을 거르면 코르티솔 수치가 상승해 혈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아침 식사를 거르면 코르티솔 리듬이 깨져 하루 중 후반에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아침을 먹지 않음으로써 몇 시간 후에 혈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아침에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의 급증을 줄여 혈압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심장에 좋은 영양소 공급 기회.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나트륨이 적고 칼륨, 칼슘, 마그네슘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과일, 채소, 통곡물, 콩류, 견과류 등의 다채로운 식물성 식품과 함께 최소 20g의 단백질을 섭취하되 소금은 제한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소금 섭취량은 5g인데, 국과 찌개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두 배 가까이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소 중에는 양배추, 케일, 브로콜리 같은 꽃잎이 4장인 십자화과 채소가 고구마나 당근 같은 뿌리채소보다 혈압을 더 효과적으로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넷째, 혈당 조절에 도움.
아침을 먹는 것이 혈당 조절과 인슐린 민감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혈당 조절이 안 되면 혈압 상승 위험이 있다. 높은 혈당이 지속되면 혈관을 경직시키고 신장이 혈액을 여과하는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데, 이 두 가지 모두 고혈압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밖에 혈압관리를 위해서는 나머지 식사도 심장 건강에 좋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쉽지 않지만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관리하고, 권장 운동량(주당 최소 150분 이상의 중등도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충족하며, 알코올과 흡연을 제한하는 것 등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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