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 떨어진 곳에서 선박 조종"…HD현대중공업 '자율운항' 눈길

류인선 기자 2024. 11. 1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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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로를 미리 입력해 선박 운행 경로를 정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물론 사람이 개입합니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은 경남 울산 일대에서 자율운항이 가능한 대형 선박들의 원격 제어와 혼잡 구역 내 충돌 회피 실증 사업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증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의 자율운항 기술이 더 고도화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미래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한결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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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2024.11.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항로를 미리 입력해 선박 운행 경로를 정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물론 사람이 개입합니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은 경남 울산 일대에서 자율운항이 가능한 대형 선박들의 원격 제어와 혼잡 구역 내 충돌 회피 실증 사업을 했다.

이번 실증에 사용된 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급 선박은 울산 앞 바다에 떠 있었지만, 정작 이를 조종하는 '선장'은 직선 거리로 290㎞ 이상 떨어진 경기 성남의 GRC(글로벌 연구개발센터)에 있었다.

HD현대중공업은 GRC에 선박 조종실을 따로 만들고, 이 곳에서 실시간으로 선박을 원격 항해했다. 기본적으로는 설정된 항로를 따라 선박이 움직이지만, 돌발 상황이 생기면 사람이 직접 개입해 항로를 재설정한다.

처음 2시간 동안은 실제 설정 항로에 따라 선박이 움직이는지 확인했다. 선박은 GRC에서 미리 정해놓은 항로를 따라 안정적으로 이동했다.

이후 충돌 회피 시험도 별도로 2시간가량 진행했다.

전자식 '바다 지도'인 전자 해도에 표시된 해안선, 등심선, 수심, 등대, 위험물, 항로 등을 바탕으로 선박이 안정적으로 항해할 수 있는지 확인한 것이다.

이때 암초가 발견되면 항로를 수정하고, 다른 선박이 접근할 경우에도 항로를 새로 설정하는 작업을 했다. 지금은 GRC에서 사람이 개입해 항로를 재설정하지만, 앞으로는 자율적으로 돌발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이날 HD현대중공업이 실험한 단계는 바로 국제해사기구(IMO)의 자율운항선박(MASS) 4단계다. 선박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하는 완전 자율운항 선박을 구현하기 위한 작업이다. 현재 주력 개발중인 단계는 3단계로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하는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HD현대그룹에서는 위치항법장치(GPS) 부착 선박 모티터링을 통해 데이터 기반 서비스 사업을 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 등과의 시너지 효과도 노린다. HD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 등 그룹 내 조선소와 협업까지 염두에 뒀다.

선박 자율운항 시장은 2030년 143억달러(19조9056억원)로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분야와 협력을 언급하며 양국 기술 협력 가능성은 더 커졌다.

해운사의 인력난 해결을 위해서도 조선사들은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인적 오류를 예방해 안전한 운항 경로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학계는 해양사고 통계에서 인적 요인으로 인한 사고 비율을 60~80%로 추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증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의 자율운항 기술이 더 고도화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미래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한결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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