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모험의 든든한 동반자, BMW R1300 GS 어드벤처
-생김새와 다르게 쉽고 편안한 라이딩 감각 갖춰
-'왼손의 자유' 제공하는 ASA, 편리함 더해
가을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어느 날, 드디어 R1300 GS 어드벤처의 시트에 앉았다. 오랜 기간 '우주명차'라는 별명으로 라이더들의 호평을 받아온 R1250 GS의 후속작이니만큼 기대가 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더 강력해진건 기본, 어느 곳이건 더 편안하고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다. 좋은게 더 좋아졌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 동안 GS 시리즈는 묵직함과 안정감으로 유명했지만, 이번에는 그 묵직함에 경쾌함이 더해졌다. 각진 형태의 거대한 연료탱크는 존재감만으로도 장거리 여행에서의 든든함, 기존의 GS 어드벤처 오너들이 좋아할만한 덩치감을 모두 충족하는 모습이었다.
앉았을 때의 부담감은 이전보다 덜하다. 차고 조절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체구가 작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타고 내릴 수 있다. 실제로도 시트 포지션은 시동을 걸고, 기어를 넣고 나서야 높아진다. 신장이 180cm 이상인 사람들이라면 이전보다 시시해졌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핸들 바 그립도 이전과는 다른 느낌이다. 기존 R1250GS는 마치 크루저 바이크처럼 핸들 바를 다소 높게 잡고 있어야 했지만 이보다는 낮아졌다. 마치 네이키드 바이크 같은 포지션이 연출된다. 하이 그립을 선호했던 사람들이라면 조금 아쉬울 수 있겠다.
네 개의 포인트가 들어간 헤드램프는 새로운 느낌을 준다. 기존의 비대칭 설계를 벗어난 모습은 라이더에 따라 호 불호가 극명히 갈리지만 이를 통해 자동차의 코너링 램프처럼 바이크의 기울기에 따라 빛 분사 위치를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똑똑함을 갖추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1300cc 수랭식 박서엔진이다. 배기량이 향상됨에 따라 최고 출력은 145마력으로 증가했으며, 최대토크도 15.2kgf·m으로 더 높아졌다. 이는 역대 GS에 탑재된 박서 엔진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이다. 이 외 밸브 스트로크와 드라이브 샤프트 구조도 새로워졌으며, 유로5 배출 규제도 충족했다.
박서엔진의 반응은 이전과 사뭇 다르다. 평소라면 낮은 회전대에서 터덜터덜하는 소리를 내며 속도를 높여나가는데, 마치 슈퍼차저가 장착된 것 같은 소리가 난다. 5000rpm 인근까지는 비슷한 소리가 이어지며 가속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배기음 자체도 이전보다 더 크게 들려온다.
R1300GS 어드벤처의 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클러치 없이 변속할 수 있는 '오토매틱 기어 시프트 어시스턴트(ASA)'였다. 클러치와 기어 변속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면서도 주행의 역동적인 감각은 그대로 전달되었다. 오랜 여정을 마친 후 도심 속 정차에서도 라이더에게 소소한 휴식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코너링 능력도 인상적이다. 이전 세대의 제품과 같은 차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움직임이 가볍고 산뜻하다. 엔진 자체의 무게중심이 높아졌다 보니 이전보다 더 과감하게 차체를 기울일 수 있다. 살짝만 기울여도 금새 중심을 잡던 묵직한 느낌을 좋아했다면 아쉽게 느껴질 수 있겠다.
전자장비 기술은 극찬할만 하다. 운전자보다 더 빠르게 제동에 개입하거나 균형감을 유지하는 능력은 혀를 내두르게 했다. BMW 모토라드의 전자장비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물론 날것 그대로의 주행 감각을 즐기길 원하는 이들이라면 심심하게 느껴지겠다. 조금 과장한다면, 운전해서 나아간다기보다 바이크에 업혀 가는 느낌이었다.
R1300GS 어드벤처는 단순한 업데이트 제품이 아닌 장거리 모험과 험난한 여정을 위한 완벽한 동반자이자 친구처럼 다가왔다. 전천후 주행 성능과 전자장비의 조화, 그리고 박서 엔진의 감성까지. 진정한 모험을 찾는 라이더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선물이었다.
시승한 R1300 GS 어드벤처의 가격은 ‘베이스(Base)’, ‘스타일 GS 트로피(Style GS Trophy)’, ‘스타일 트리플 블랙(Style Triple Black)’, ‘옵션 719 카라코룸(Option 719 Karakorum)’ 등 4가지로 출시하며, 가격은 3,910~4,330만원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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