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래틀 "조성진은 오케스트라와 하나가 될 줄 아는 연주자"

장병호 2024. 11. 1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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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오케스트라와 자연스럽게 하나가 될 줄 아는 연주자입니다."

세계적인 지휘자 사이먼 래틀(69)이 밝힌 피아니스트 조성진(30)과의 재회 소감이다.

당시 세계적인 악단인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었던 래틀은 협연자였던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이 부상을 당하자 조성진을 '대타'로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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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과 한국서 세 차례 협연한 세계적 지휘자
獨 명문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내한
"더 나은 연주 들려주기 위해 조성진과 협연"
조성진 "힘든 연주 잊게 해…음악에만 집중"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조성진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오케스트라와 자연스럽게 하나가 될 줄 아는 연주자입니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사이먼 래틀(오른쪽) 상임 지휘자, 협연자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적인 지휘자 사이먼 래틀(69)이 밝힌 피아니스트 조성진(30)과의 재회 소감이다.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내한공연 기자간담회에서 래틀은 “조성진이 칭찬받는 것을 알레르기를 느끼는 것처럼 싫어하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그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래틀과 조성진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세계적인 악단인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었던 래틀은 협연자였던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이 부상을 당하자 조성진을 ‘대타’로 발탁했다. 같은 해 베를린 필의 내한공연에서도 조성진은 협연자로 함께 했다. 2022년에는 런던 심포니와 함께 LG아트센터 서울 개관 공연을 빛냈는데, 이때도 협연자가 조성진이었다.

래틀은 2023~2024시즌부터 독일의 또 다른 명문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다. 조성진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아시아 투어의 단독 협연자로 한국과 일본, 대만에서 공연한다. 래틀은 조성진을 협연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더 나은 연주를 들려주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주하는 데도 조성진이 적역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내한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상임 지휘자 사이먼 래틀. (사진=연합뉴스)
서울 공연은 20일과 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틀 동안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조성진은 첫째 날에는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둘째 날에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특히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조성진에게 의미가 각별하다. 그가 30대가 되면 꼭 연주하고 싶은 작곡가로 브람스를 뽑았기 때문이다. 조성진은 “사실은 2년 전부터 브람스를 연주했다”며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피아니스트로서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곡인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래틀 지휘자의 연주가 너무 뛰어나서 큰 걱정은 없다. 음악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래틀 또한 조성진이 선보일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래틀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피아니스트와 교향악단이 서로 의지해야만 하는 작품”이라며 “테니스 경기에 비유하면 피아니스트가 악단에 공을 잘 넘겨줘야 하는 곡인데, 조성진은 이런 고민을 할 필요 없는 연주자라 염려는 없다”고 조성진을 칭찬했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니콜라우스 폰트(왼쪽부터) 대표, 협연자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이먼 래틀 상임 지휘자가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성진은 “올해는 나이 앞자리가 바뀌어 서른이 된 첫 번째 해라 특별했다”며 “20대에는 서른이 되는 게 두려웠지만 막상 서른이 돼보니 20대의 연장과 같았다”고 올해 연주활동을 돌아봤다. 이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하게 연주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현대음악 초연 계획도 있어서 내년도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1949년 창단한 뒤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온 오케스트라다. 래틀 이전에 오이겐 요훔, 라파엘 쿠벨릭, 콜린 데이비스, 로린 마젤, 마리스 얀손스 등 거장들이 상임 지휘자를 거쳤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내한공연은 이번이 6년 만이다. 20일 공연에선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과 함께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 21일에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 외에도 베베른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6개의 소품, 브루크너 교향곡 9번 등을 선보인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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