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주 경제 이끄는 감귤…감귤박람회로 1000억원 이상 경제 파급효과"
"기후위기 당면…망고·파파야 등 아열대작물로 대응 필요"
"제주 내수 경제를 이끄는 감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감귤은 중요한 산업이고 감귤박람회를 통해 직·간접적인 파급효과가 연간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죠".
지난 14일 제주 서귀포 농업기술센터에서 만난 고병기 제주국제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제주도는 본격적인 노지감귤 수확시기에 맞춰 1년 단위로 박람회를 하고 3년마다 국제행사를 치르고 있다"고 했다.
제주도는 본격적인 노지감굴 출하 시기에 맞춰 지난 13-19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일원에서 2024 제주국제감귤박람회를 열고 있다. 사실상 국제 행사로는 2019년 이후 6년만에 열리는 것이다.
조직위원회는 올해 11회째인 2024 제주국제감귤박람회에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6만8000명과 비교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전세계 12개국 34개 해외바이어와 제주지역 39개 수출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날 하루 열린 바이어 수출 상담회에선 투자의향서 기준 244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박람회에선 최근 제주 감귤산업이 위기라는 현실을 반영한 듯 35개국 600여명이 참석하는 학술대회을 열고, '기후변화가 감귤 품질에 미치는 영향' 등의 주제로 기후변화와 관련한 특별 강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곧 이어 방문한 제주 남원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APC)에선 올해 이상기후로 인한 감귤 피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종호 남원농협 과장은 "올해 이상기온과 잦은 비에 따른 생육 부진 등으로 감귤 수확이 안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남원읍은 감귤 주산지로 귤 농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제주도에는 총 4개의 거점APC가 있고, 그중 남원과 위미 2개가 남원읍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이들 APC의 매출액은 1200억원에 달했다.
남원APC를 방문했을 땐 입고된 감귤이 선별과정을 거치고 있었고, 입고에서 상품화까지의 과정을 통해 고품질의 감귤을 출하하고 있었다.
특히 선별라인에는 16개의 형상카메라와 8개의 비파괴 광센서가 부착돼 감귤의 크키와 착색도를 측정하는 한편 비파괴 광센서는 당도와 산도를 측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선별된 감귤은 규격별로 자체 제작된 감귤 상자에자동으로 포장돼 출하됐다. 이곳에선 전자동 선별시스템을 통해 연간 1만5000t, 하루 100t을 선별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기자가 방문한 날은 올해 여름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로 출하시기가 다소 늦어 56t 정도를 선별했다고 한다.
제주도는 감귤 출하량이 급감할 것을 우려해 올해 10월 조례로 착색도 기준을 완화한 상태다. 감귤의 크기와 당도, 착색률 등을 조례로 규정해 상품의 크기 기준도 완화하고 착색률과 무관하게 당도만 맞으면 출하가 가능토록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감귤 생산량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노지감귤 출하량은 지난해 39만8000t에서 올해 40만8000t으로 2.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종호 과장은 "노지 감귤은 생산 감소에도 불구, 감귤 조례개정에 따라 출하량이 전년보다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잦은 비로 착색 부진과 외관 불량 등으로 가격은 전년보다 다소 낮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의 기후변화에 대응해 제주도에 있는 농촌진흥청 산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선 아열대 작물 재배를 연구하고 있었다.
아열대 작물은 고온 조건에 잘 적응해 농업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망작물로 꼽히며, 파파야를 비롯해 망고 등 17개를 선정해 재배지 예측 등을 하고 있었다.
지난 15일 방문한 연구센터에선 파파야와 용과가 자라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은 파파야 등 아열대 작물의 신수요를 창출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051년 난지농업연구소에서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로 명칭을 바꿔 본격 출범했다.
한현희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관은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 작물의 재배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품종과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아열대 작물의 수입량과 재배면적은 증가하는 추세다.
망고는 2014년 1만t이 수입됐으나 지난해에는 2만7000t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10월까지는 3만1000t이 수입되며 국내 소비자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또 2023년 기준 아열대 채소는 총 135.5ha, 과수는 221.1ha에 달하며, 채소의 재배 면적은 2018년 198.2ha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과수는 같은 기간 117.2ha에서 1.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지혜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장은 "향후 이상기후로 아열대 작물재배는 국내 농업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새로운 작물 도입과 재배에 따른 병해충에 대한 대응전략과 농업환경 변화에 지속 모니터링하고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연구 개발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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