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트럼프 2기 경제 분야 인선은 지연…“재무장관에 워시 급부상”
‘속도전’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내각 인선이 경제 분야에서는 유독 더딘 상황이다. 미 행정부 경제 정책의 ‘얼굴’이자 글로벌 금융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무장관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재무장관 후보들을 놓고 측근들이 갈등이 빚으면서 후보군 검토가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미 언론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로 꼽힌 인물은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의 스콧 베센트 최고경영자(CEO)와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CEO, 월가 ‘큰 손’인 두 사람 중 한 명이 낙점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베센트와 러트닉이 “칼싸움”에 비유될 만큼 내부 다툼을 벌이기 시작하고,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공개 지지한 러트닉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인수 과정에서 지나치게 개입한다며 불만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이에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 억만장자 마크 로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CEO, 주일 미 대사를 지낸 빌 해거티 상원의원 등이 ‘제3 후보’로 부상했다.
특히 트럼프 1기에서 연준 의장 후보로 고려됐던 워시 전 이사가 급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정권인수팀이 재무장관에 워시를,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베센트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스티로더 가문의 사위인 워시 전 이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기 백악관 경제보좌관을 지냈다.
재무장관의 임무는 무역, 세금, 은행 규제 등 폭넓은 경제 분야 정책을 총괄하고 재정적자를 관리하는 것이다. 행정부의 경제 의제를 대변하는 역할도 한다.
특히 트럼프 2기에서는 당선인이 핵심 공약이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며 집착하는 관세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이에 보호무역주의를 지지하는 트럼프 측 진영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재무장관으로 밀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1기에서 철강·알루미늄 등 대중국 고율 관세 부과를 주도했고, 특히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 것을 최우선시한다. 반면 월시 전 이사를 두고는 과거 경제적 보호주의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는 이유로 ‘미국 우선주의’ 의제에 적합하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권력 서열 5위인 재무장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시장의 불안도 커지는 조짐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재무장관 지명을 놓고 트럼프 ‘이너서클’의 내부 갈등이 표출되면서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 결정 능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무장관, 무역대표부 등 관련 부처·기관과 백악관 경제 참모진 구성도 지연되고 있다.
무역, 세금, 은행 규제 등의 정책을 총괄하고 재정적자를 관리하는 직위인 재무장관 자리에는 트럼프 2기의 다른 각료 내정자들처럼 기존 틀 자체를 허무는 ‘교란자’는 적합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에 발탁된 캐롤라인 레빗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는 2기 행정부에서 봉사할 사람들에 대해 결정하는 중이고, 결정이 나오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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