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감성' 가득한 BYD 전기차…한국서 통할까[시승기]
외관은 그럴 듯, 내부엔 중국산 가득
주행, 오디오 등 기본 성능은 무난
내비게이션 등 한국 현지화 필요
가격 경쟁력이 결국 판매량 가를 듯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배터리부터 전기차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루며 중국 최대 자동차 회사로 성장한 BYD가 최근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시장 조사를 끝내고 내년 초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선다.
BYD가 한국에 들여올 모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형 전기 세단인 씰(seal)과 소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아토3가 주력을 이룰 전망이다. 모두 BYD를 대표하는 전기차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파고 든다.
국내 공식 출시를 앞두고, 최근 씰과 아토3를 직접 운전해 봤다.
국내가 아닌 베트남에서 각각 3㎞ 정도를 몰아보며 기본 성능을 시험했다. 너무 짧은 시승이어서 전기모터와 배터리 같은 성능을 심도 있게 확인할 순 없었지만, 대략적인 차량 품질 파악은 가능했다.
'중국 감성' 가득한 실내
반면 주행 성능은 좋은 편이다.
짧은 시승이었지만 듀얼 모터에서 오는 강력한 힘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BYD는 씰의 제로백 시간이 3.8초에 불과하다고 선전하는데, 실제로도 비슷한 수준의 성능이 발휘됐다. 다만 구동 시스템과 배터리 내구성이 얼마나 오래갈 지는 미지수다.
차량 크기는 길이 4.8m, 높이 1.46m, 휠베이스 2.92m로 4.72m 길이의 모델3보다 약간 컸다.
무게도 2185㎏으로 모델3(1825㎏)보다 더 무겁다. 퍼포먼스 모델은 1회 충전 시 최대 520㎞를 달릴 수 있다고 소개했는데, 짧은 시승이어서 이번에 이를 제대로 확인하진 못했다.
내부는 '중국 감성'이 가득했다. 시트부터 디스플레이, 스피커 등 내장재 거의 전부가 중국산 제품처럼 보였다. 천장은 넓은 통유리로 돼 있고,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하는 12개 스피커가 차량 곳곳에 배치됐다.
스피커는 덴마크에 설립한 다인오디오 제품이었는데, 현재 이 회사는 중국 음향기기 회사인 고어텍(Goretek)에 인수돼 중국에서 대부분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내 오디오 품질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일반 차량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앞좌석 시트에는 온열 및 통풍 기능이 들어 있고, 2열 좌석 공간도 넉넉한 편이었다. 확실히 BYD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플랫폼 3.0'을 기반으로 제작해, 실내 공간은 넓은 편이었다.
15.6인치의 중앙 디스플레이는 회전 기능이 있어 사용자 편의에 따라 세로나 가로 형태로 바꿔가며 쓸 수 있다. 테슬라처럼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차량 조작은 모두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소형 SUV 아토3는 씰과 비교해 주행 성능은 많이 떨어졌다.
전기모터가 하나인 전륜 구동 모델로, 주행보다는 실용성에 중점을 둔 모델이다. 실제 BYD 공식 정보로는 제로백이 7.3초이지만, 아무리 오래 가속페달을 밟아도 속도계가 시속 100㎞에 오르기는 힘들어 보였다.
아토3 내부는 씰보다 더 저렴해 보이는 내장재가 주로 쓰였다. 스피커도 8개나 설치됐다고 하는데, 브랜드 제품도 아니었고, 실제 차내 오디오 품질도 훌륭하다고 표현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다만 아토3는 도심에서 중·단거리 이동 수요가 있는 자영업자나 세컨카가 필요한 가족에게는 제법 가성비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트렁크 자동 여닫힘, 시트 자동 조절 및 온열 등 기본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데다, 7개 에어백으로 안전도 어느 정도 보장한다. 2열 시트를 접어 적재 공간을 더 넓힐 수도 있다.
내비게이션과 가격이 관건
차량에 큰 문제가 없어도 내비게이션이 불량하다거나 가성비가 낮다면 소비자 외면을 받을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기보다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적용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또 한국 도로 상황에 맞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얼마나 제대로 구현하느냐도 관심 거리다.
씰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은 14만9800위안(약 2880만원)에서 21만9800위안(약 4200만원) 사이다. 한국에서는 이보다 더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테슬라 모델3(5199만~6939만원)와 비교하면 훨씬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줄이는 추세라는 점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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