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2기=친인도 내각?' 미국 인선에 긴장하는 중국
도널드 트럼프 2기 내각의 윤곽이 드러나는 가운데 아시아에서 상호 긴장감을 키우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희비가 엇갈린다. 인도는 트럼프 2기가 명백한 친인도 내각이라고 진단한다. 중국 내에서도 미중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과 인도 간 밀착이 보다 깊이 전개돼 중국에 잠재적 위험요소가 될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중국 현지 언론은 트럼프 당선 직후 수브라마니암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부 장관의 "트럼프 당선으로 많은 나라들이 긴장하겠지만 인도는 그 중 하나가 아니"라는 발언을 인용해 인도가 트럼프 승리 여파로 충격파에 직면한 아시아 국가들의 대응을 사실상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내각 구성을 보면 자이샨카르 장관의 발언에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 자이샨카르는 당시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 이후 미국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왔다"고 말했다. 인도에 비판적인 중국도 트럼프 재집권을 계기로 미국에 친인도 내각이 구성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인도 관계에 있어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트럼프 2기의 대표적 인선은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 국가정보국장에 지명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 등이다. 워싱턴 퀸시연구소 소속 사랑 시도레 글로벌사우스 프로그램 책임자는 "전반적인 인선이 인도에 매우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는 지난 7월 미국-인도 방위협력법을 발의한 인물이다. 해당 법안은 인도의 전략적 지위를 한국 등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으로, 중국을 긴장하게 했다. 루비오는 당시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파트너들에 대해 주권과 자율권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미국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인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후보자는 중국 군사력 증강에 대해 누구보다 우려하는 인물이다. 인도 및 인도계 미국인에 대한 하원의원 간부회의 의장이기도 하다.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는데 가장 유용한 게 인도다. 지난해 8월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가 중국을 대신할 제조업 기지로 성장하는 내용의 '메이드 인 인디아 이니셔티브'를 강력 지지하기도 했다.
여성인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후보자는 인도와의 직접적 인연이 셋 중 가장 옅다. 하지만 그는 미국 연방의회 최초의 힌두교도 의원이다. 털시라는 이름도 힌두교에서 신성한 식물로 여겨지는 툴라시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국민 중 80%가 힌두교도다. 2015년 결혼할 때 모디 총리가 메시지와 선물을 보냈고, 인도 대사도 참석했었다. 미-인도 간 정보교류가 늘어날거라고 전망하는 배경이다.
물론 트럼프 당선인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긴 어렵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당시 미국산 바이크에 최대 80% 수입 관세를 부과한 인도에 대해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과 비교하면 인도를 규제할 명분은 적다. 지난해 대미 인도의 무역흑자는 350억달러였다. 같은 해 중국의 흑자는 무려 2790억달러에 달했다. 시도레 책임자는 "인도는 중국보다 트럼프와 유리한 무역협정을 맺기 유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해서라도 러-우크라이나 전쟁을 최대한 빨리 끝내겠다는 트럼프의 구상에서도 인도는 유용한 카드다. 인도는 전쟁 내내 러시아를 지지하는 편에 서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그런 인도 기업 19개와 개인 2명을, 러시아 군사 활동 지원 혐의로 제재했다. 트럼프 입장에선 이를 해금하면서 인도를 통해 러시아와의 언로를 열 수 있다.
미국과 인도 간 밀착 강화가 예상되며 중국 내에서도 우려가 커진다. 류종이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 언론에 "트럼프가 인선한 후보자들의 입장을 바탕으로 볼 때 중국과 미국, 중국과 인도 간 관계는 부정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며 "인도는 중국을 최고의 전략적 경쟁자로 볼 것이며, 중국과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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