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한달 과일값만 121만원...가구당 지출액 30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 예산으로 한달 평균 121만원어치의 과일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가구 평균 월간 과일 지출액의 약 30배에 달하는 액수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허훈)는 19일 이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경기도 예산을 사적으로 쓰고 법인카드를 유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기도에 총 1억653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이중에는 이 대표가 2019년 11월~2021년 10월 사적으로 먹을 과일 대금 2791만원을 경기도 예산으로 지출한 혐의도 포함돼 있다. 매달 121만원씩 과일을 구매한 셈이다. 검찰은 비서실장 정모씨 등이 간담회, 직원격려 등 명목으로 가짜 서류를 만들어 예산을 타낸 뒤 과일을 구매해 이 대표 공관과 수내동 자택으로 배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020년 가구당 평균 과일 지출액은 4만원이었다. 이 대표 가족의 과일값에 이보다 30배 많은 경기도 예산이 매달 지출된 것이다.

한편 이 대표의 샌드위치 대금에도 경기도 예산 685만원이 들어갔고, 의류 세탁비에도 270만원이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표는 또 경기도의 제네시스 G80 관용차를 자택에 주차한 채 공무와 무관하게 사용한 혐의도 받는데, 검찰은 이 대표가 임차료·세차비·주유비 등 6016만원 상당의 이득을 취했다고 봤다.

조명현씨와 배모씨가 2021년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 배씨가 "과일가게에 가야 한다"고 지시하고, 조씨는 픽업한 과일 사진을 찍어 보고했다. /TV조선

검찰은 김혜경씨의 사적 수행비서 역할을 한 배모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총 4343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점도 확인했다. 다만 이 대표에게는 이중 889만원을 유용한 혐의만 적용됐다.

배씨는 검찰에서 대부분 사용처에 대해 “내가 개인적으로 썼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에 검찰은 공익제보자 조명현씨와 배씨 간 텔레그램 대화 내용, 통화 녹취 등 증거가 확실한 부분만 선별해 이 대표를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씨는 김씨의 공직선거법 재판에서도 “김씨는 본인 식사값을 현금으로 냈다. 내가 음식을 포장하느라 돈을 더 쓴 것”이라며 김씨를 두둔하는 증언을 했지만 재판부는 “객관적 증거와 배치된다”며 배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두고 검찰 안팎에선 “‘빙공영사(憑公營私·공적인 일을 핑계 삼아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라는 사자성어가 어울리는 사건”이라는 말이 나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대변인은 이날 “이미 경찰 수사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는데 검찰이 부득부득 사건을 되살려 기소했다”면서 “명백한 억지 기소이자 야당 탄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