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말한다] ‘갯벌의 암살자’ 갯끈풀, 해양보호구역 가로림만 습격
[앵커]
충남 가로림만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청정 갯벌 중 한 곳인데요.
이 가로림만에 '갯끈풀'이라는 외래식물이 급속히 퍼지며, 갯벌을 황폐화하고 있습니다.
좀처럼 제거하기도 쉽지 않아 어민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성용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갯벌 곳곳에 벼처럼 생긴 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갯벌을 말라붙게 해 사막화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갯벌의 암살자, '갯끈풀'입니다.
2008년 국내에 유입돼 인천과 강화도 일대에 주로 서식했는데, 최근 충남 가로림만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해조류인 감태 서식지까지 침범해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정래만/충남 서산시 도성리 어촌계장 : "작년에도 그 풀 때문에 (감태가) 적잖이 덜 나왔어요. 올해는 감태가 양으로 따지면 작년의 반도 안 되게 생겼어요."]
가로림만에서 갯끈풀이 처음 발견된 건 2년 전.
번식력이 강해 불과 1년 만에 서식 면적이 2만여㎡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황인서/해양환경공단 해양생태처장 : "서해안에 계속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연안류가 있기 때문에 어느 지점이든 한 번 유입이 된 경우는 (확산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갯끈풀의 확산을 막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갯끈풀은 씨앗뿐만 아니라 뿌리로도 번식이 가능해 통째로 뽑아내는 게 현재 유일한 제거 방법입니다.
게다가 확산 속도도 빨라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수진/충남 서산시 어촌활력팀장 : "성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규모와 지역 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돼서 (조사 뒤) 내년에 본격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서."]
갯끈풀 확산에 제때 대처하지 않는다면, 서해안 갯벌이 외래식물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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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희 기자 (heestor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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